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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검수완박 시즌2’ 시동 건 野… 보복하듯 밀어붙일 일 아니다

입력 | 2024-05-09 23:27:00

민주-조국당 공동 주최 ‘검찰개혁 토론회’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와 황운하 원내대표, 더불어민주당 김용민 의원(앞줄 오른쪽부터)이 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제22대 국회 검찰개혁 입법 전략 토론회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뉴스1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이 검찰의 수사권과 기소권을 완전히 분리하는 입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8일 양당이 공동 주최한 검찰개혁 토론회에서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는 “22대 국회는 검찰개혁을 완수해야 한다는 시대적 책임을 갖고 있다”고 했고,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는 “수사와 기소 분리가 검찰 정상화의 시작이자 핵심”이라고 말했다.

2021년 검경 수사권 조정과 2022년 이른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법 시행으로 검찰의 직접 수사권은 대폭 축소됐다. 현행 법률상으론 부패, 경제 등 2대 범죄만 검찰이 직접 수사할 수 있다. 이마저 못 하게 하고 검찰은 기소만 맡는 ‘검수완박 시즌2’에 두 야당이 시동을 걸겠다는 것이다.

검찰에 대한 야당의 공세는 현 정부와 검찰이 자초한 측면이 있다. 시행령과 시행규칙을 고쳐 검찰의 수사 범위를 직권남용 위증 등까지 다시 넓혔고, 야당 인사와 정부에 비판적인 언론 등이 검찰의 집중 수사를 받으면서 검찰권 남용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졌다. 그렇더라도 수사-기소권 분리는 형사사법제도의 틀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일인 만큼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

수사 범위가 확대되면서 업무가 폭증하고 있는 경찰에서는 사건 처리가 늦어지고 범죄 검거율이 떨어지고 있다. 권한이 커진 경찰을 견제하고, 정치적 중립성을 확보할 방안도 필요하다. 이런 문제들에 대한 해법 없이 검수완박을 밀어붙인다면 두 야당의 대표가 검찰 수사로 재판을 받는 것에 대한 보복으로 비칠 수도 있다. 성급하게 형사사법제도를 고치려다 범죄 대응에 구멍이 생겨 국민에게 피해가 돌아가는 일은 없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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