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대통령 취임 2주년 회견] 디올백 수수관련 ‘사과’ 첫 언급 정치권 “수사 확대 피하려는듯”
“제 아내의 현명하지 못한 처신으로 국민들께 걱정 끼쳐드린 부분에 대해서 사과를 드리고 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서 김건희 여사의 명품 디올백 수수 논란에 이같이 답변했다. 김 여사의 디올백 수수 논란에 ‘사과’를 공식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이는 2월 KBS 대담에서 가방 수수 의혹을 ‘정치공작’이라 규정하며 “박절하게 대하긴 참 어렵다. (상대를) 매정하게 끊지 못한 것이 좀 문제라면 문제이고, 좀 아쉽지 않았나 생각이 든다”며 유감 표명 차원에서 그친 것보다는 진전된 발언으로 평가된다. 윤 대통령의 이 같은 ‘사과’는 참모들과 사전 논의 없이 윤 대통령이 즉석에서 한 발언이라고 한다.
법조계와 정치권에선 형사사법 전문가 출신인 윤 대통령이 ‘현명하지 못한 처신’이라는 윤리적 수사(修辭)를 사용한 것에 주목하고 있다. 김 여사 행위에 대하여 진솔한 사과를 통해 국민 정서를 달래면서도 이와 관련된 검찰 수사나 형사 책임의 영역으로 전선이 확대되는 것은 최소화하려는 의도도 읽힌다고 평가했다. 법조계 관계자는 “현행 청탁금지법상 대통령 등 공직자 배우자의 1회 100만 원 이상 금품 수수 행위를 직접 처벌하는 조항이 없다”며 “김 여사의 윤리·도덕적 책임을 인정하는 선에서 디올백 논란을 매듭지으려 할 수도 있어 보인다”고 했다.
장관석 기자 jk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