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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암 시한부 판정 받아…우리 강아지 키워주세요” 누리꾼 울린 편지

입력 | 2024-05-10 09:51:00

위암 말기 판정을 받았다며 강아지를 키울 수 없다는 견주는 편지와 함께 반려견 ‘모찌’를 한 공영주차장에 두고 갔다. 온라인 커뮤니티.


시한부 판정을 받아 어쩔 수 없이 자신이 기르던 반려견을 유기한다는 한 견주의 사연이 전해졌다.

9일 동물보호단체 LCKD 인스타그램 계정에는 경기 성남시 수정구 태평동 탄천 인근 공영주차장에서 유기견 ‘모찌’를 소개하는 글이 올라왔다. 2017년생인 모찌는 믹스견종 암컷이다.

‘모찌’의 보호자는 4장 분량의 편지를 남기기도 했다. 그는 “5년 전 가족들을 교통사고로 먼저 떠나보내고 한순간 혼자 남겨진 삶이 힘들어서 놓고 싶을 때도 모찌를 보며 버텨왔다”며 “지옥 같던 저의 삶에 유일한 기쁨이자 행복이었던 아이”라고 했다.

이어 “먼저 보낸 가족들 몫까지, 끝까지 품에 안고 지켜주고자 다짐했다”며 “그런데 제가 위암 말기, 이미 암세포가 다른 곳까지 전이가 돼 시한부 판정을 받았다. 이 아이보다 먼저 가야 한다더라”고 했다.

모찌의 보호자는 “혼자 남을 모찌가 눈에 밟혀, 키워주실 분은 몇 달간 찾아봤는데 아무도 없었다”며 “저 없는 집에서 저만 기다리다 굶어 죽는 게 아닌, 새로운 가족을 만나 행복하게 살았으면 하는 간절한 마음으로 두고 간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제발 저희 모찌를 거둬달라. 살려달라”고 애원했다.

그는 “모찌만큼은 평온하고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보듬어주시길 부탁드린다”며 “끝까지 책임지지 못한 못난 가족이라 죄송하다”고 했다. 보호자는 모찌의 건강 상태와 병력, 성격, 좋아하는 음식 등을 상세히 적기도 했다.

견주가 반려견 ‘모찌’에게 남긴 편지. 온라인 커뮤니티


모찌의 보호자는 자신의 반려견에게 짤막한 편지를 남기기도 했다. 그는 “사랑하는 모찌야. 살아야 한다, 꼭 살아야 해. 말 잘 듣고. 사랑받으며 건강하고 행복하게, 알았지? 사랑해. 우리 딸”이라고 썼다.

해당 글은 인스타그램에서만 1만 1000개 넘는 ‘좋아요’ 수를 기록했으며,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공유됐다. 사연을 접한 네티즌들은 “견주가 무슨 생각을 하고, 어떤 감정을 느꼈을지 감히 상상도 못 하겠다” “아픈 몸으로 편지 썼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아프다” “모찌가 좋은 가족을 만나길 바란다” 등 안타까운 마음을 전했다.


조유경 동아닷컴 기자 polaris2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