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우의 딸이 루안의 발을 씻겨주는 모습 (사진 바이두)
중국의 한 독거노인이 12년간 자신을 돌보던 간병인에게 아파트 5채에 해당하는 거액의 재산을 물려주고 세상을 떠났다.
10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1930년 베이징에서 태어난 루안은 평생을 결혼한 적도 없고, 가정을 꾸린 적도 없이 홀로 살았다. 부모는 그가 어렸을 때 사망했다.
리우는 노인을 지극정성으로 돌봤고, 심지어 간병을 더 잘하기 위해 자신의 가족을 노인의 집으로 이주시키기까지 했다. 리우의 아이들이 노인의 발을 씻겨줄 정도로 가족같이 지냈다.
노인은 자신이 죽으면 재산을 물려주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다가 지난해 10월 부동산 개발에 노인의 땅이 들어가면서 아파트 5채에 해당하는 보상금을 받게 됐다. 이를 시세로 환산하면 수백만 달러에 달한다.
그로부터 7개월 후에 노인은 93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루안은 고독한 삶을 살았으며 혈육 조차 방문한 적이 거의 없었다고 SCMP는 전했다. (사진 바이두)
재판 내내 마을 주민들은 리우의 진심 어린 보살핌에 대해 증언했다.
한 주민은 “노인은 폐가 좋지 않았기 때문에 리우는 그에게 산소 기계 5대를 설치해 줬다. 리우는 10년 넘게 노인을 위해 매일 아침 계란과 우유를 삶았고, 아침 식사 메뉴를 죽, 국수, 고기 조림으로 자주 바꿔줬다”고 증언했다.
법원은 노인의 생전에 동생들이 거의 찾아온 적이 없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결국 리우에게 유리한 판결을 내렸다.
이 결정은 온라인에서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다.
일각에서는 보상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라는 시선을 보냈다. 그러자 한 네티즌은 “리우는 당초 5개의 부동산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고 노인을 돌봤다”며 “그의 초기 의도는 순수했다. 보상은 나중에 나왔고 합당한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중국은 급속한 인구 노령화 문제에 직면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중국의 60세 이상 인구가 기대수명 연장과 출산율 감소로 인해 2040년까지 28%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