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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장님+만원 관중=끝내기승… ‘복덩이’ 페라자 굿바이 홈런, 한화 3연패 탈출[어제의 프로야구]

입력 | 2024-05-11 06:00:00


한화 복덩이 외국인 선수 페라자가 10일 키움전에서 끝내기 홈런을 친 뒤 포효하고 있다. 한화 제공

회장님의 직관과 만원 관중의 응원 덕분이었을까.

한화가 연장 10회까지 가는 접전 끝에 믿기 힘든 짜릿한 끝내기 역전승을 거뒀다.

한화는 10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키움과의 안방 경기에서 연장 10회말에 터진 외국인 타자 요나단 페라자의 끝내기 홈런에 힘입어 5-4로 승리했다.

한화는 3연패에서 벗어나며 15승 23패(승률 0.395)가 됐다. 전날까지 9위에 머물던 한화는 이날 상대였던 키움과 동률이 되며 공동 8위로 한 계단 올라섰다. 반면 키움은 최근 7연패의 늪에 빠졌다.

10일 야구장을 찾은 김승연 구단주(한화그룹 회장)가 팬들에게 손을 흔들며 인사하고 있다. 한화 제공

경기 전부터 한화 구단주인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계열사 임직원 500여 명과 함께 야구장을 찾으면서 분위기가 달아 올랐다. 김 회장은 올 시즌 홈 개막전이던 3월 29일 KT전에 이어 42일 만에 다시 야구장을 찾았다. 여기에 경기 시작 4분이 지난 오후 6시 34분에 1만 2000명의 만원 관중이 스탠드를 가득 메웠다. 올 시즌 17번째 만원 관중이었다.

한화는 2회말 정은원의 적시타와 상대 폭투, 야수 선택 등으로 3점을 올리며 산뜻하게 출발했다. 선발로 나선 산체스도 5회까지 무실점으로 역투를 이어갔다.

하지만 3회 2사 1,2루, 4회 2사 1,3루 기회를 살리지 못하는 사이 키움에 추격을 허용했다. 호투하던 산체스는 6회 2사 후 도니 도슨, 김혜성, 이주형에게 3연속 안타를 허용하며 1점을 내줬다. 7회에는 무사 2,3루에서 김재현의 우익선상 2타점 적시타로 3-3 동점이 됐다.

한화 페라자가 10일 키움전에서 10회말 끝내기 홈런을 친 뒤 타구를 바라보고 있다. 한화 제공

이 순간 우익수 페라자의 결정적인 수비 실책이 나왔다. 임지열의 라이나성 타구를 잘 따라간 뒤 글러브를 내밀었지만 공이 글러브 안에 들어갔다 나와버린 것. 페라자의 실책 때문에 1사 1루가 되어야 할 상황이 무사 1, 2루로 돌변했다. 한화는 산체스를 마운드에서 내리고 이민우를 구원 투입했지만 이민우가 대탸 이용규에게 좌중간 적시타를 내주며 3-4 역전을 허용했다. 이민우는 그러나 계속된 위기에서 로니 도슨을 중견수 짧은 뜬공 처리한 뒤 김혜성과 이주형을 연속 헛스윙 삼진 돌려세우며 추가 실점을 막았다.

10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를 화려하게 밝힌 불꽃놀이. 한화 제공

다시 한번 경기를 뒤집은 일등공신은 역전의 빌미를 제공했던 페라자였다. 페라자는 8회 김재웅을 상대로 좌전 안타를 치고 나간 뒤 폭투 때 2루를 밟았다. 이후 문현빈의 우전 적시타 때 홈을 밟아 4-4 동점을 만들었다.

연장 10회말 선두타자로 다시 타석에 들어선 페라자는 김동혁의 4구째 한가운데 높은 직구를 받아쳐 우중간 담장을 넘기는 끝내기 홈런을 때려내며 극적인 승리를 완성했다. 자신의 KBO리그 첫 끝내기 홈런이었다. 시즌 12번째 홈런을 터뜨린 페라자는 최정 한유섬(SSG) 김도영(KIA) 강백호(KT·이상 11개) 등을 제치고 홈런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김승연 회장이 방문했던 3월 29일 경기에서 9회말 임종찬의 끝내기 안타로 승리했던 한화는 이날 다시 한번 극적인 연장 끝내기 승리를 거뒀다.

SSG는 광주 방문경기에서 새 외국인 투수 드루 앤더슨의 호투와 박성한의 4안타를 앞세워 선두 KIA에 4-2로 승리했다.

대체 선수로 입단한 앤더슨은 KIA 타선을 상대로 3이닝 3피안타 1볼넷 6탈삼진을 잡아내며 성공적인 데뷔전을 치렀다. SSG는 6회까지 1-0으로 앞서다 7회말 한준수에게 우월 투런포를 얻어맞아 1-2로 역전을 허용했지만 8회초 공격에서 곧바로 리드를 찾아왔다. 박성한의 적시 2루타로 동점을 만들었고, 이어진 2사 만루에서 이지영의 유격수 쪽 강습 타구 때 두 명의 주자가 홈을 밟았다.

KIA 최형우는 KBO리그 최초로 통산 500번째 2루타를 쳤지만 팀 패배로 빛이 바랬다.

두산 라모스. 두산 제공

전날까지 5연승을 달린 팀들끼미 맞붙은 잠실 경기에서는 두산이 KT를 7-3으로 꺾고 6연승을 달렸다. 두산은 선발 투수 김유성이 1과 3분의1이닝 2피안타 3볼넷 2실점으로 조기 강판됐지만 2회부터 가동된 불펜진이 남은 7과 3분의2이닝을 1실점으로 막으면서 귀중한 승리를 따냈다.

타선에서는 김재환이 선제 2점 홈런을 날렸고. 외국인 타자 라모스가 4타수 3안타(1홈런) 2타점으로 활약했다. 1회 2점 홈런을 때린 김재환은 잠실구장 100홈런을 달성했다. 국내 야구장 중 가장 규모가 큰 잠실구장에서 100홈런을 친 선수는 김동주(전 두산), 김현수(LG)에 이어 3번째다.

디펜딩 챔피언 LG는 롯데를 9-1로 대파하며 3연승을 달렸다. LG 선발 엔스가 6과 3분의1이닝 1실점 호투로 승리 투수가 됐다. 전날까지 5연승 중이던 롯데는 연승 행진을 이어가지 못한 채 최하위 자리도 벗어나지 못했다. 롯데 수비진은 이날 5개의 실책을 범하며 자멸했다.

NC는 창원 경기에서 7회 김주원의 만루홈런 등에 힘입어 삼성을 10-3으로 크게 이겼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