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의 어머니에게 둔기를 휘두른 60대 아들이 피해자인 어머니의 간절하고 거듭된 탄원으로 인해 항소심에서도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전주지법 제1형사부(김상곤 부장판사)는 특수존속협박 및 특수재물손괴 혐의로 기소된 A 씨(63)에 대한 항소심에서 검사의 항소를 기각하고 벌금 800만원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유지했다고 11일 밝혔다.
앞서 A 씨는 2022년 10월 7일 군산시에 있는 자택에서 “너하고 같이 못 살겠으니 집에서 나가라”는 어머니의 말에 격분해 망치를 휘두르고, 분에 못 이겨 어머니가 애지중지 키우던 화분 10개를 둔기로 내리쳐 부수는 등의 행동을 해 재판에 넘겨졌다.
항소심 재판부는 “아무리 불만이 있더라도 어머니를 상대로 이런 행동을 할 수 있는지, 과연 벌금형으로 끝내는 게 옳은 것인지 많이 고민했다”며 “어머니가 피해자에 대한 처벌을 원하지 않는 점을 특별히 참작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피고인이 어머니 집을 떠나서 살겠다는 입장을 표명한 점으로 미뤄 재범의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면서 “절대 어머니를 찾아가지 말라. 어머니도 힘들고 형제들도 힘들 것 같다”고 이례적으로 피고인에게 거듭 당부의 말을 남겼다.
송치훈 동아닷컴 기자 sch5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