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현지시간) 태국 경찰이 파타야의 한 저수지에서 플라스틱 통안에 한국인 관광객 A씨 시신이 담긴 것을 확인했다. 태국 매체 카오소드 잉글리시 홈페이지 캡처
11일(현지 시간) 태국 현지 매체 까오솟에 따르면 현지 경찰은 이날 오후 파타야 맙프라찬 저수지에서 시멘트로 가득 메워진 검은색 플라스틱 드럼통 안에 한국인 남성 관광객의 시신이 들어있는 것을 발견했다. 이 남성은 지난달 30일 태국에 입국한 한국인 관광객 노모 씨(34)로 알려졌다.
현지 경찰에 따르면 노 씨의 어머니는 이달 7일 괴한으로부터 “아들이 마약을 버려 자신들이 손해를 입었으니 아들을 살리고 싶으면 300만 바트(약 1억1200만 원)를 가져오라”라는 내용의 협박 전화를 받았다. 노 씨의 어머니는 곧바로 “아들이 납치된 것 같다”며 주태국 한국대사관에 신고했고, 대사관은 태국 경찰에 협조를 요청했다.
경찰이 이 진술을 바탕으로 술집 인근 폐쇄회로(CC))TV를 확보해 분석한 결과 3일 오전 2시경 한국인 남성 2명이 노 씨를 렌터카에 태워 파타야로 향한 것으로 나타났다. 파타야에 도착한 이들은 픽업트럭으로 갈아탄 뒤 파타야 저수지 인근 숙소를 빌렸다.
납치범 일당은 4일 오후 9시경 짐칸에 검은색 물체를 싣고 숙소를 빠져나갔다. CCTV 영상에 따르면 납치범들은 한 상점에서 검은색 플라스틱 드럼통과 로프를 산 뒤에 저수지 인근에서 1시간가량 머물다가 숙소로 돌아왔다. 이를 수상하게 여긴 현지 경찰은 11일 잠수부를 투입해 저수지를 수색했고, 그 결과 노 씨로 추정되는 시신이 담긴 드럼통을 발견했다.
현지 경찰은 CCTV 분석 결과 등을 통해 한국인 용의자 3명을 특정하고 이들 가운데 1명이 9일 태국에서 출국했다는 것을 확인했다. 아직 태국에 있는 것으로 보이는 나머지 2명에 대해서는 행방을 추적 중이다.
한국 외교부는 12일 입장문을 내고 “현지 공관은 사건 발생 인지 직후부터 필요한 영사 조력을 제공하고 있다”며 “피해자 가족을 지원하고 현지 경찰에 신속하고 철저한 수사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