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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도 한 번 만나보고 싶어하는 ‘슈퍼 셀럽’들[정미경의 이런영어 저런미국]

입력 | 2024-05-15 17:00:00

“이게 바로 스릴러”
마이클 잭슨을 보고 감격한 대통령
지도자와 셀럽이 만났을 때




미국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궁금하십니까. 영어를 잘 하고 싶으십니까. 그렇다면 ‘정미경의 이런 영어 저런 미국’으로 모이십시오. 여러분의 관심사인 시사 뉴스와 영어 공부를 다양한 코너를 통해 동시에 충족시킬 수 있는 공간입니다. 아래 링크로 구독 신청을 해주시면 기사보다 한 주 빠른 월요일 아침 7시에 뉴스레터를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백악관 토론회에 참석한 TV 리얼리티쇼 주인공 킴 카다시안(왼쪽)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오른쪽). 백악관 홈페이지



Every time I’ve gone and visited a prison, I’ve met some of the smartest individuals with the brightest ideas”
(교도소를 방문할 때마다 빛나는 아이디어를 가진 똑똑한 수감자들을 만난다)최근 한 여성이 백악관에서 열린 사법제도 개혁 토론회에 참석했습니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주재한 토론회에서 이 여성은 사법제도가 과잉 형량과 사회 복귀 지원 부족이라는 문제를 안고 있다고 열변을 토했습니다. 두꺼운 화장과 긴 머리로 연예인 아우라를 내뿜은 이 여성. TV 리얼리티쇼 주인공이자 속옷 사업가인 킴 카다시안입니다. 몇 년 전 약물 소지 혐의로 종신형을 받은 여성에 관한 다큐멘터리를 본 뒤 감형 판결을 받도록 도와준 것을 계기로 사법개혁 문제에 관심을 두게 됐다고 합니다. 백악관 방문도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때 여러 번 백악관을 방문해 연설도 했습니다.

‘FFBF.’ ‘Famous For Being Famous’(유명한 것으로 유명한)의 약자입니다. 카다시안 같은 연예인을 부르는 말입니다. 배우도 아니요, 가수도 아니요, 유명한 이유가 모호한 셀럽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섹스 테이프 유출, 결혼 두 달 만에 이혼, 성형 중독 등 갖가지 스캔들을 양산해온 카다시안이 백악관 테이블에 앉아 그 어려운 사법개혁에 관해 토론을 벌이는 것은 너무나 이질적인 장면이지만 이게 통하는 나라가 미국입니다. 셀럽 문화의 종주국 미국에서는 대통령이 연예계 스타와 어깨동무를 하고 사회 문제에 대해 의견을 주고받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습니다.

셀럽이라는 단어조차 없었을 때부터 정치인은 연예인과 친교를 다졌습니다. 초대 조지 워싱턴 대통령은 배우들을 정치 유세에 데리고 다녔습니다. 에이브러햄 링컨 대통령은 나중에 자신을 암살한 배우 존 윌크스 부스의 광팬으로 팬레터도 자주 쓰고 백악관에 초대도 했습니다. 프랭클린 루즈벨트 대통령은 영화에 심취해 습작 각본을 썼습니다. 1950년대 TV가 보급되면서 셀럽의 영향력을 더욱 커졌습니다. 셀럽과 특히 친한 지도자로는 빌 클린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꼽힙니다. 미국 역사에 길이 남는 대통령과 셀럽의 만남을 알아봤습니다.

백악관을 방문한 엘비스 프레슬리와 리처드 닉슨 대통령. 리처드 닉슨 대통령 도서관 홈페이지



You have your show and I have mine.”
(당신에게는 당신의 쇼가 있고, 내게는 내 쇼가 있소이다)미국 국립문서기록괸리청(NARA)이 일반인에게 판매하는 자료 중 가장 많이 팔리는 것은 리처드 닉슨 대통령과 로큰롤의 제왕 엘비스 프레슬리가 악수하는 사진입니다. 하루 8000장 판매 기록을 가지고 있습니다. 사진뿐 아니라 머그잔, 티셔츠에 인쇄된 형태로도 불티나게 팔립니다. 근엄한 대통령과 화려한 로큰롤 스타가 마치 정상회담하듯이 악수하는 장면이 재미있기 때문입니다.

이들은 만난 것은 1970년. 프레슬리는 어느 날 워싱턴행 비행기에 올랐습니다. 대통령을 만나러 가는 길이었습니다. 사전 약속은 없었습니다. 프레슬리는 기내 메모지에 대통령을 만나려는 이유를 6장에 걸쳐 썼습니다. 당시 만연했던 마약 문화를 퇴치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겠다는 내용이었습니다. 백악관 경비원에게 편지를 건넨 뒤 접견 허락이 떨어질 때까지 호텔에서 대기했습니다.

지구 최고 스타와의 만남을 거절할 대통령은 없습니다. 편지를 전달한 지 6시간도 안 돼 접견 허락이 떨어졌습니다. 접견실이 아닌 백악관의 심장 집무실로 초대됐습니다. 장발, 번쩍이는 장신구, 대형 벨트 등 무대 의상 차림의 프레슬 리가 등장하자 백악관 직원들은 구경하느라 난리였습니다. 프레슬리의 의상이 신기한 닉슨 대통령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You dress kind of strange, don’t you?”(옷차림이 이상하네). ‘dress’는 한국에서 화려한 드레스가 연상되지만, 원래는 ‘옷을 입다’라는 평범한 뜻입니다. 프레슬리는 쿨하게 받아넘겼습니다. 여기서 ‘show’는 화려한 이벤트 ‘쇼’가 아니라 ‘드러내 놓는 행위’를 말합니다.

프레슬리는 마약과 공산주의 세뇌 기법을 10년 동안 연구했다고 했습니다. 비틀스를 ‘마약 문화 전파자’라고 비난했습니다. 대화가 끝날 때쯤 백악관을 찾은 진짜 이유를 말했습니다. 마약단속국(DEA)의 전신인 마약위험약물 관리국(BNDD) 수사관들이 차는 배지를 얻고 싶다는 것이었습니다. 권력에 집착하는 프레슬리는 경찰 배지와 총을 모으는 취미가 있었습니다. 닉슨 대통령은 흔쾌히 수락했습니다. 프레슬리는 감사 표시로 콜트 45구경 권총과 가족사진을 선물했습니다. 이들은 불운하게 역사에서 퇴장했습니다. 마약 퇴치를 주장한 프레슬리는 7년 뒤 약물 중독으로 사망했고, 3년 앞서 닉슨 대통령은 워터게이트 스캔들로 물러났습니다.

마이클 잭슨에게 감사패를 수여하는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 도서관 홈페이지



Well, isn’t this a thriller?”
(이게 스릴러 아닌가)1984년 마이클 잭슨이 백악관에 등장했습니다. 히트곡 ‘Beat It’을 음주운전 예방을 위한 공익 광고에 사용하도록 기부한 공로로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으로부터 감사패를 받는 자리였습니다. 반짝이 양복, 검은 선글라스, 흰 장갑, 휘장 등 완벽한 무대 의상 차림으로 등장했습니다. 레이건 대통령은 유머 넘치는 연설로 좌중을 웃겼습니다. 잭슨의 히트곡 ‘Thriller’로 연설을 시작했습니다. 건강한 젊은이의 표본으로 잭슨을 치하했습니다. “He is the proof of what a young person can accomplish free of drink or drug abuse”(그는 음주와 약물 남용 없이도 젊은이가 많은 것을 이룰 수 있다는 증거이다). 2009년 잭슨이 약물 중독 의혹으로 사망했을 때 이 연설이 소환됐습니다.

행사 뒷얘기에 따르면 먼저 제안한 쪽은 백악관이 아니라 잭슨이었습니다. 노래를 기부할 테니 감사패 이벤트를 열어달라는 조건을 제시했습니다. 할리우드와 친한 레이건 대통령은 흔쾌히 수락했습니다. 잭슨과는 초면이었습니다. 문제는 당시 사법당국이 잭슨의 아동 성추행 의혹을 이미 알고 있었다는 점입니다. 미연방수사국(FBI)은 잭슨의 멕시코 아동 2명 성추행 혐의에 대한 내사에 벌이고 있었습니다. 성추행 혐의가 공론화되기 벌써 10년 전입니다. 중범죄 혐의자에게 감사패를 줄 수는 없습니다. 백악관은 FBI에게 조사 일시 중단 조처를 내렸습니다. 그만큼 잭슨 초청 행사를 열고 싶었던 것입니다.

프랭크 시나트라가 주최한 행사에서 존 F 케네디 대통령. 존 F 케네디 대통령 도서관 홈페이지



Everyone is voting for Jack. ‘Cause he’s got what all the rest lack.”
(모두 잭을 위해 투표하네. 그는 다른 사람이 없는 것을 가지고 있네)존 F 케네디가 1960년 대통령에 당선됐을 때 케네디 자택에서 함께 승리를 만끽한 연예인이 있습니다. ‘마이웨이’로 유명한 가수 겸 영화배우 프랭크 시나트라입니다. 케네디 당선의 일등 공신입니다. 마피아 ‘빽’이 있는 시나트라는 마피아의 영향권 하에 있는 노조를 설득해 케네디에게 표를 찍도록 했습니다. 진 켈리, 냇 킹 콜 등 유명 연예인들을 케네디 유세에 동원했습니다. ‘원대한 희망’(High Hopes)이라는 케네디 캠페인송을 직접 불렀습니다. 첫 구절입니다. 원래 자신이 출연한 영화 주제가인데 캠페인용으로 개사했습니다. 정치송임에도 불구하고 거물 가수 시나트라가 불렀다는 점 때문에 이례적으로 인기 차트에 올랐습니다.

케네디에게 시나트라를 소개해준 것은 할리우드 제작자 출신인 케네디의 아버지였습니다. 금세 친구가 됐습니다. 서로 상대방의 삶을 부러워했습니다. 케네디는 화려한 연예계를 동경했고, 시나트라는 권력을 얻고 싶었습니다. 중대한 공통점은 바람기가 많다는 것. 시나트라는 케네디에게 여인들을 소개해준 장본인입니다. 케네디는 시나트라의 라스베이거스 공연을 구경 갔다가 마릴린 먼로를 보고 한눈에 반해 내연관계가 됐습니다.

시나트라는 케네디가 집권하자 자유롭게 백악관을 드나들며 친분을 과시했습니다. 하지만 우정은 오래가지 못했습니다. 케네디가 마피아 척결에 나섰기 때문입니다. 마피아와 친한 시나트라가 정치적 부담이 되기 시작했습니다. 시나트라가 케네디를 팜스프링스 집에 초대하면서 결정적으로 사이가 나빠졌습니다. 시나트라는 헬기 착륙장까지 만들며 만반의 준비를 했지만 케네디 대통령은 막판에 마음을 바꿔 근처에 사는 배우 빙 크로스비의 집에서 묶었습니다. 분노한 시나트라는 케네디 대통령은 물론 빙 크로스비와도 죽을 때까지 얘기를 나누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케네디 대통령이 암살됐을 때는 펑펑 울었다는 얘기가 전해집니다.


명언의 품격

백악관에서 열린 체력 단련 캠페인에서 조지 H W 부시 대통령(가운데)과 아놀드 슈왈제네거(왼쪽). 조지 H W 부시 도서관 센터 홈페이지

‘아버지 부시’로 불리는 조지 H W 부시 대통령은 허약해 보이는 인상과는 달리 예일대 시절 야구선수로 이름을 날린 만능 스포츠맨입니다. 취임 후 의욕적으로 펼친 정책은 국민 체력 단련. 운동을 장려하는 ‘대통령 직속 신체건강 및 스포츠 위원회’(President’s Council on Physical Fitness and Sports)를 만들었습니다. 당시 영화 ‘터미네이터’ ‘토탈 리콜’ 등으로 인기가 높던 근육질 스타 아놀드 슈왈제네거를 위원장에 임명했습니다. 오스트리아 이민자 출신으로 촌스러운 영어 발음을 구사하는 슈왈제네거는 감격했습니다. 아메리칸 드림이 실현된 것입니다. 이름만 걸어놓는 위원장직이 아니라 국민 PT가 돼서 전국을 돌며 운동 시범을 펼쳤습니다.

당시 미국은 사막의 폭풍(Desert Storm) 작전으로 중동에 미군을 대거 주둔시키고 있었습니다. 어느 날 부시 대통령은 슈왈제네거에게 뉴욕타임스에서 읽은 기사 얘기를 꺼냈습니다. 미군이 운동기구가 없어 모래주머니를 들고 체력을 단련한다는 기사였습니다. 부시 대통령이 “운동기구를 보낼 방법이 없을까”라고 하자 슈왈제네거는 이렇게 답했습니다.


You’re talking to the right guy.”
(당신은 적임자와 얘기하고 있다)자신감을 보여주는 화법입니다. “내가 하겠다”라고 자청할 때 “I can do it” 보다 “you’re talking to the right person”이 고수의 대화법입니다. 보디빌더 출신인 슈왈제네거는 아는 헬스장이 많았습니다. 전국 헬스장에서 안 쓰는 덤벨, 바벨 등을 기부받았습니다. 40t 분량의 운동기구를 모아 컨테이너에 넣는 작업까지 감독한 뒤 국방부에 발송 연락을 취했습니다.

이 소식은 사막의 폭풍 작전을 지휘하던 콜린 파월 합참의장의 귀에까지 들어갔습니다. 슈왈제네거의 열정에 감동해 전화를 걸었습니다. “Arnold, I’m not gonna be that stupid and ship this over with a ship, I’m gonna fly the fucking thing over there. It’s gonna be there in two days.”(아놀드, 멍청하게 배로 보내지 않겠다. 이 망할 것을 항공편으로 보내겠다. 이틀 내에 도착할 것이다). 하루라도 군인들이 빨리 받을 수 있도록 항공편으로 보내겠다는 것입니다. 3주 후 슈왈제네거에게 미군들의 감사 편지가 밀려들기 시작했습니다. 10년 후 슈왈제네거가 ‘터미네이터 3’을 홍보하기 위해 이라크를 방문했을 때 자신이 보낸 운동기구들이 운동장처럼 넓은 미군 헬스장에서 아직도 쓰이고 있었다고 합니다.

슈왈제네거는 부시 대통령의 절친이 됐습니다. 그의 영향으로 정치에 입문했습니다. 2003∼2011년 캘리포니아 주지사를 지냈습니다. 2018년 부시 대통령 타계 때 이렇게 애도했습니다. “I learned from him the good sides of politics, that you can cross the aisle and that you can talk to the other side, respect the other side, even though you disagree.”(그로부터 정치의 좋은 면을 배웠다. 비록 동의하지 않더라도 당파를 초월해 상대방을 존중하고 대화하는 법을 배웠다)


실전 보케 360

공화당 행사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지지 연설을 하는 크리스티 놈 사우스다코타 주지사. 보수정치행동회의(CPAC) 홈페이지

실생활에서 많이 쓰는 쉬운 단어를 활용해 영어를 익히는 코너입니다. 부통령이 뭐길래. 최근 크리스티 놈 사우스다코타 주지사가 발간한 책 ’No Going Back’이 논란입니다. 공화당 부통령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놈 주지사가 리더십 자질을 홍보하기 위해 쓴 책입니다. 그런데 책에 나오는 외국 지도자들을 만난 얘기의 상당 부분이 거짓으로 드러났습니다. 하원 군사위원회 소속으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난 경험에 대해 이렇게 썼습니다.


I’m sure he underestimated me, having no clue about my experience staring down little tyrants.”
(확신하건대 그는 나를 과소평가했다. 작은 폭군들을 제압한 나의 경험을 몰라본 것이다)‘stare’(스테어)는 ‘응시하다 ’입니다. ‘down’이 뒤에 들어가면 ‘아래로 응시하다’ ‘깔보다’라는 뜻입니다. ‘기선을 제압하다’라는 의미입니다. “He tried to stare down his opponent in the debate.” 토론회에서 상대를 노려보며 제압하려는 상황을 말합니다. 놈 주지사가 말한 ‘little tyrants’는 과거 교회에서 어린이 담당 목사로 일한 경험을 말합니다. 작은 폭군처럼 구는 아이들을 제압한 경험이 있다는 것입니다. 그때의 경험을 살려 김 위원장 만났을 때 기선을 제압했다는 주장입니다.

김 위원장을 어린이들에 비교한 것도 웃기지만 더욱 황당한 것은 놈 주지사가 김 위원장을 만난 적이 없다는 것입니다. 대북 전문가들은 놈 주지사가 하원 군사위 방문단의 일원으로 김 위원장을 만났다는 시점에 만남 자체가 없었다고 반박했습니다. 놈 주지사는 이런 언론의 지적에 대해 이렇게 화를 냈습니다. “The media will, of course, try and make these tiny issues huge.”(언론은 언제나처럼 침소봉대한다)


이런 저런 리와인드
동아일보 지면을 통해 장기 연재된 ‘정미경 기자의 이런 영어 저런 미국’ 칼럼 중에서 핵심 아이템을 선정해 그 내용 그대로 전해드리는 코너입니다. 오늘은 2021녀 8월 16일 소개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60세 생일 파티에 관한 내용입니다. 마냥 젊게만 보였던 오바마 대통령이 2021년 60세 환갑을 맞았습니다. ‘star-studded’(스타 스터디드). 그의 60세 생일 파티를 가리키는 말입니다. ‘stud’는 ‘박다’라는 뜻입니다. ‘별들이 박힌’ 것처럼 스타들이 총출동했다는 의미입니다. 문제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켜야 하는 코로나19 시국에 파티를 열었다는 점입니다.

▶2021년 8월 16일자
https://www.donga.com/news/article/all/20210815/108564127/1

60세 생일 파티에서 뮤지션 H.E.R.(가운데)와 포즈를 취한 버락 오바마 대통령 부부. H.E.R. 인스타그램 계정

최근 미국인들의 눈이 매사추세츠주의 고급 휴양지 마서스비니어드에 쏠렸습니다. 퇴임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60세 생일 파티가 이곳에서 열렸습니다. 팬데믹 시국에 수백 명이 모이는 파티를 연 것의 적절성에서부터 참석자들의 유명세, 파티의 럭셔리한 분위기까지 모든 것이 화제였습니다.


Some invitees were treated to a cold dose of reality.”
(일부 초대객은 차가운 현실을 접하게 됐다)온 동네가 떠들썩할 정도의 성대한 잔치였지만 사실 이것도 행사 규모를 크게 줄인 겁니다. 500여 명이 참석하는 초대형 파티를 열려다가 팬데믹 상황이 심각해지자 규모를 축소했습니다. 미국인들은 파티 초대로 자신의 인기를 평가합니다. 오바마 대통령 파티에 초대됐다는 것은 사회적으로 상당한 위치에 올랐다는 의미입니다. 뉴욕타임스는 초청객 명단에 들었다가 코로나19 때문에 빠지게 된 이들의 허탈감을 이렇게 전했습니다. ‘invitee’는 ‘invite’(초대) 대상자를 말합니다. ‘인바이티’라고 ‘티’를 강하게 읽습니다. ‘dose of reality’는 직역을 하면 ‘현실의 복용량’이라는 뜻입니다. ‘냉정한 현실’이라는 의미입니다.


A celebrity mosh pit is maybe not the wisest choice.”
(셀럽 머시핏은 가장 현명한 선택이 아닐 것이다)오바마 지지자로 유명한 심야 토크쇼 진행자 스티븐 콜베어도 불운하게 빠진 초청객입니다. 그래도 그는 행사 규모를 줄인 오바마 대통령을 두둔했습니다. ‘mosh pit’(머시핏)은 록 콘서트장 무대 앞쪽에 관객들이 뒤엉켜 춤추는 공간을 말합니다. 코로나19 시국에 셀럽들이 뒤엉켜 노는 것은 현명하지 않다고 판단해 초청객을 줄인 오바마 대통령의 판단이 옳았다는 것입니다.


I look forward to catching up with you soon and properly welcoming you into the over 60 club.”
(조만간 만나서 근사하게 60세 이상 클럽 가입을 축하해주겠다)조 바이든 대통령은 일찌감치 불참을 선언했습니다. 대신 영상 메시지로 축하 인사를 전했습니다. ‘catch up with’는 ‘따라잡다’라는 뜻입니다. 오랫동안 만나지 못한 친구에게 “얼굴 좀 보자”라고 할 때 “Let’s catch up”이라고 합니다.

정미경 기자 micke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