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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매장 8에 비식품 2”… 마트업계, 식품-델리 강화로 새 활로

입력 | 2024-05-13 03:00:00

이커머스 성장으로 잡화 판매 타격… 식품 부문 강화 위해 매장 리뉴얼
먹거리 매대 65%→90%로 늘리고
숙성육 전용 냉장고-고등어회 등장
매출 최대 40% 늘어난 매장도 나와




롯데마트 은평점

경쟁력 강화에 나선 마트업계가 신선식품과 즉석조리(델리) 등 식음료(F&B)에 집중적으로 공을 들이고 있다. 쿠팡과 알리익스프레스 등 이커머스의 성장으로 기존 마트 매출의 절반을 담당해 온 잡화 부문의 판매 비중이 줄어들자 이커머스보다 우위에 있는 식품 부문을 강화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마트 업계는 식품 부문을 강화하기 위해 최근 매장 리뉴얼을 적극적으로 하고 있다. 식품 매장 리뉴얼에 앞장서고 있는 곳은 롯데마트다. 롯데마트는 첫 리뉴얼 대상인 은평점의 이름을 ‘그랑그로서리 은평점’으로 새롭게 정하고 기존 65%이던 신선식품 매장 비율을 90%까지 끌어올리고 관련 품목 수도 10% 늘렸다.

초신선식품을 늘리는 등 상품 경쟁력도 강화했다. 축산 매장에 ‘드라이 에이징’ 전용 숙성고를 설치해 숙성육을 선보였다. 수산 부문에서는 사케동, 고등어 초절임회 등 신선도를 강조한 식품을 대거 추가했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올해 리뉴얼 예정인 대상 점포 모두 식품 면적을 전체의 80%까지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온라인 쇼핑몰에서는 보기 힘든 초신선 상품과 다양한 즉석조리 식품을 기반으로 롯데마트의 올해 1분기(1∼3월) 식품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0% 늘었다. 특히 은평점의 1분기 매출은 15% 증가해 리뉴얼 효과를 톡톡히 봤다.

2022년부터 식품 전문 매장 ‘홈플러스 메가푸드마켓’을 선보인 홈플러스도 지난달 식품을 강화한 점포들의 매출이 2021년 대비 40% 늘며 리뉴얼 효과를 보고 있다.

GS리테일이 운영하는 슈퍼마켓 GS더프레시도 식품을 주력으로 한 경쟁력 강화에 집중해 올해 1분기 매출이 11.6% 늘었고 영업이익은 130.4% 급증했다.

F&B 강화 기조가 이어지며 오프라인 매장 구성의 비율도 바뀌고 있다. 한 마트업계 관계자는 “과거엔 점포를 리뉴얼하거나 신규 점포를 개점할 때 식품과 비식품 매장 비율을 5 대 5, 6 대 4 정도로 구성했다면 지금은 8 대 2”라며 “상품기획 구성과 소싱도 식품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델리 전문관도 성장하는 추세다. 이랜드리테일은 3월 킴스클럽 강서점에 델리 전문점 ‘애슐리 월드델리’를 시범 개점했다. 150개가량의 다양한 제품을 마련한 ‘소규모 뷔페’ 형식의 델리다. 이랜드 관계자는 “상반기(1∼6월) 중 강남점에 새롭게 매장을 추가하는 등 델리관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홈플러스도 매장 내부에 위치한 델리 코너를 입구에 전면 배치하는 등 즉석조리 식품을 확대하는 전략을 펴고 있다.

마트 업계가 델리 코너를 강화하는 배경에는 오프라인 ‘장보기’ 수요를 확실히 가져오겠다는 전략이 깔려 있다. 장을 보고 난 후 델리 코너에서 음식을 포장해 집에 가서 식사를 하려는 고객을 잡겠다는 것이다. 마트업계 관계자는 “(잡화와 달리) 식품은 신선도가 중요하고 소비자들이 직접 눈으로 확인해 보고 구매하는 경향이 강해 오프라인 매장이 유리하다”고 말했다.



정서영 기자 cer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