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워진 남서풍-찬 북쪽 공기 충돌 11일 전국 곳곳 초속 14m 강풍 불어 파라솔 날아가고 일부선 정전사태 “올여름 폭염-집중호우 피해 클듯”
올해 5월은 ‘계절의 여왕’이란 말이 무색할 정도로 폭우와 강풍 등이 주말마다 기승을 부리고 있다. 어린이날 연휴인 5, 6일 전국적으로 강한 비바람이 몰아친 데 이어 11일에도 전국 곳곳에서 강풍과 강우로 인한 피해가 발생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지구촌 곳곳에서 이상기후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한반도도 예외는 아니라며 올여름 극한호우 등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 파라솔 날아가고 가로수 쓰러져
5월에 강풍 날벼락 11일 강풍주의보가 내려진 수도권에선 강풍과 비로 인한 피해가 이어졌다. 이날 오전 9시 25분경 경기 성남시 수정구에선 강풍에 쓰러진 가로수가 택시를 덮쳤다. 경기소방재난본부 제공
11일 경기 수원시의 하루 최대 순간풍속은 초속 15.4m(시속 55km)로 5월 중순(11∼20일) 기준 역대 최고치였다. 이날 서울의 하루 최대 순간풍속은 초속 18.3m(시속 66km)로 5월 중순 역대 4번째였다. 인천 옹진군의 하루 최대 순간풍속은 초속 21.2m(시속 76km), 충남 태안은 초속 24.3m(시속 87km) 등을 기록했다. 강풍주의보는 11일 밤 대부분 지역에서 해제됐다.
● 극한호우 등 이상기후 발생 우려
5월에 강풍 날벼락 같은 날 오후 서울 종로구에서 시민이 든 우산이 비바람에 휘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지난해 발생한 엘니뇨가 여전히 세계 곳곳에서 이상기후를 발생시키고 있다며 한반도에도 올여름 폭염과 집중호우가 번갈아 찾아올 수 있다고 예상했다. 뉴스1
5월에 이례적으로 강한 비바람이 반복되는 걸 두고선 ‘엘니뇨’(적도 부근의 수온이 비정상적으로 올라가는 현상)가 원인이란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5월 동태평양의 수온이 높아지는 엘니뇨 현상이 발생했는데 여전히 식지 않은 채 지구 곳곳에 이상기후를 발생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지구 온난화가 이어지면서 이상기후는 더 빈번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달 세계기상기구(WMO)는 ‘2023년 아시아 지역 기후 현황 보고서’를 통해 “1961∼2023년 아시아 지역 온난화가 전 세계 평균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며 아시아에서 기후변화로 인한 피해가 가장 컸다고 밝혔다.
주애진 기자 jaj@donga.com
인천=공승배 기자 ksb@donga.com
용인=이경진 기자 lk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