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범 2명 중 1명 캄보디아로 도주 중
11일(현지시간) 태국 경찰이 파타야의 한 저수지에서 플라스틱 통안에 한국인 관광객 A씨 시신이 담긴 것을 확인했다. (태국 매체 카오소드 잉글리시 홈페이지 캡처). 뉴스1
태국 휴양지 파타야에서 한국인 남성 관광객을 납치해 살해한 사건 용의자 3명 중 1명이 국내에서 체포됐다. 이들은 지문 감식으로 피해자인 30대 남성의 신원을 알 수 없도록 하기 위해 손가락을 모두 절단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태국 현지 경찰과 공조해 나머지 공범 2명의 행방을 쫓고 있다.
● 20대 피의자 전북 정읍에서 붙잡혀
13일 경남경찰청 형사기동대는 태국 파타야에서 한국인 관광객 노모 씨(34)를 살해하고 시신을 저수지에 유기한 혐의(살인 및 사체유기)로 20대 남성 이모 씨를 붙잡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이 씨는 지난달 30일 태국 파타야에 입국한 노 씨를 한국인 공범 2명과 함께 이달 초 살해한 뒤 드럼통에 넣고 시멘트를 채워 저수지에 버린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나머지 공범 2명 중 1명이 태국과 인접한 캄보디아로 도주한 사실을 파악했다. 나머지 1명은 출국 기록이 파악되지 않았지만 미얀마로 밀입국한 것으로 경찰은 추정하고 있다. 미얀마로 도주한 용의자 김모 씨는 2020년부터 태국을 8번 드나들어 현지 사정에 밝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피의자 2명에 대해서는 여권을 무효화하는 한편 국제형사경찰기구(인터폴)를 통해 적색 수배를 내린 상태다. 윤희근 경찰청장은 13일 기자간담회에서 “태국 경찰이 수사를 맡고 있지만 우리 국민이 관련된 사건인 만큼 현지에 주재관을 파견하는 등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다”면서 “해외로 도피하거나 국내에 들어온 피의자에 대한 검거는 우리 경찰이 해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 “피해자 손가락 모두 훼손돼”
경찰은 검거된 이 씨를 포함한 일당 3명 모두 절도 등 전과가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다만 마약 관련 전과는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이 씨와 다른 공범 1명은 10여 년전 절도 등의 혐의로 소년보호사건 송치 처분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또, 현지 경찰은 노 씨의 가족과 친구 진술 등을 근거로 노 씨가 마약 범죄에 연루됐을 가능성은 아직까진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 현지 경찰은 노 씨와 용의자들이 기존에 알고 지낸 사이가 아니었던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경찰은 한국인 피의자 외에 태국인이 이들의 범행을 도운 정황은 찾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자와 피의자들의 관계를 파악하는 중이며 정확한 범행 동기 등도 조사하고 있다”며 “태국 경찰과 공조해 국내로 입국하지 않은 2명도 조만간 체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창원=도영진 기자 0jin2@donga.com
임재혁 기자 heok@donga.com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