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에 도전하는 ‘골프 여제’ 박인비가 엄지를 들어 보이고 있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이헌재 스포츠전문기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에 도전하는 ‘골프 여제’ 박인비(36)는 2024 파리 여름올림픽 개막(7월 26일) 열흘 전쯤 프랑스 파리로 출국할 예정이다. 대회가 시작되기 전 가능한 한 많은 선수를 만나 지지를 호소할 생각이다.
1988년생 용띠인 그는 용의 해인 올해 좋은 일이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여러모로 조짐이 좋다. 지난달 딸 인서 양의 돌잔치 때도 그랬다. 스윙 코치인 남기협 프로(43)와 결혼 9년 만에 얻은 인서 양은 부부의 바람대로 돌잡이 때 골프공을 집었다. 예전부터 박인비는 “이왕이면 인서가 골프 선수가 됐으면 좋겠다. 돌잡이 때도 골프공을 가장 잘 보이는 곳에 놓을 것”이라고 말해 왔다.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은 박인비의 인생을 바꿔놨다. 그해 116년 만에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부활한 골프에서 금메달을 따면서 그는 ‘골든 커리어 그랜드 슬램(올림픽 금메달+커리어 그랜드 슬램)’을 달성했다. 메이저대회 7승을 포함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 21승을 거둔 그는 “메이저대회도 여러 번 우승했지만 영혼을 팔아서라도 우승하고 싶었던 대회는 올림픽밖에 없었다”며 “올림픽 기간 내내 ‘반드시 시상대 제일 높은 자리에 서고 싶다’는 마음이 떠나질 않았다. 이래도 되나 싶은 정도로 욕심이 났다”고 했다. 첫 올림픽 이후 그는 IOC 선수위원의 꿈을 키우기 시작했다.
박인비가 가장 바라는 그림은 파리 올림픽에서 신지애를 만나는 것이다. 아직 선수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 신지애는 파리 올림픽 출전에 도전하고 있다. 그는 “지애와 꼭 파리에서 만나서 우리가 아직 살아 있다는 걸 보여주자고 다짐했다”며 웃었다.
꾸준한 운동과 충분한 휴식을 통해 큰 부상 없이 선수 생활을 해 온 그는 요즘 바쁜 육아 중에도 건강관리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예전처럼 자주 피트니스센터 등을 다니진 못하지만 틈틈이 유산소 운동, 웨이트트레이닝, 필라테스 등을 한다. 식생활도 육류 위주에서 채식을 가능한 한 많이 하려 애쓰는 중이다.
그는 어릴 때의 운동 습관이 평생의 건강을 좌우할 수 있다고 했다. 박인비 자신도 어릴 때 골프채를 잡기 전 테니스와 수영, 스키, 발레 등 다양한 종목을 접했다. 그는 “어려서부터 운동을 하면서 지금까지 건강한 몸과 마음을 가진 것 같다”며 “인서에게도 골프뿐 아니라 다양한 종목을 경험하게 해줄 생각이다. IOC 선수위원이 되면 더 많은 아이가 즐겁게 운동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