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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전 열쇠, 네타냐후 아닌 신와르 손에” [지금, 이 사람]

입력 | 2024-05-14 03:00:00

하마스 지도자 야흐야 신와르
NYT “가자전쟁 촉발시킨 설계자
그가 살아있는 건 이스라엘의 실패”




“팔레스타인 가자 전쟁을 촉발시킨 설계자이자, 종전의 열쇠를 쥔 사람.”(미국 뉴욕타임스·NYT)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최남단 라파에서 지상전에 나서며 대규모 인명피해에 대한 우려가 큰 가운데, 하마스의 최고위급 지도자인 야흐야 신와르(62·사진)가 8개월 차에 접어든 전쟁의 향방을 결정할 핵심 인물이란 평가가 나왔다. 미국과 이스라엘에서는 신와르가 의도적으로 휴전 협상을 지연시킨다는 분석도 나온다.

NYT에 따르면 가자지구 출신인 신와르는 1980년대 동족 팔레스타인인들을 이스라엘에 협조했다는 이유로 대거 살해해 ‘칸유니스(가자 남부 도시)의 도살자’라 불리는 인물이다. 그는 20여 년 이스라엘에서 옥살이를 한 뒤 하마스에 가담해 현재 중추세력이 됐다. 지금 라파가 아닌 칸유니스 지하에 은신해 있다고 미국과 이스라엘은 보고 있다.

현재 공식적인 하마스 최고지도자는 이스마일 하니야 정치국장이지만, 실제 권력은 신와르에게 있다는 게 안팎의 평가이다. “그와 상의하지 않고 내려지는 결정은 없다”(정치분석가 살라흐 알딘 알아와우데)는 말이 나올 정도다. 휴전협상 역시 하마스가 주요 결정을 내릴 땐 통신난에도 불구하고 무조건 신와르의 허락을 받아야 해서 시간이 지체된다고 한다.

문제는 신와르가 자신을 투옥했던 이스라엘에 대한 복수심이 무척 크다는 점이다. 이스라엘과 미국 정보기관은 신와르가 휴전보다는 이스라엘의 국제적 평판을 망가뜨리고 미국과의 관계에 균열을 일으키는 데 더 관심이 높다고 본다. NYT는 “하마스가 주요 국면마다 인질 영상을 공개한 것도 신와르의 계획에 따른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스라엘은 신와르를 최우선 제거 대상으로 지목하면서도, 하마스가 억류하고 있는 인질을 돌려받으려면 그와 꼭 협상해야 하는 모순적인 상황에 놓였다. NYT는 “전쟁을 지금껏 치르고도 여전히 신와르가 살아 있다는 것 자체가 이스라엘에는 실패”라고 지적했다.

최근 가자 북부에서 병력을 철수시켰던 이스라엘군은 11일 북부 난민촌 자발리아에 탱크를 재진입시켰다. 이 지역에서 하마스가 전열을 정비했다고 보기 때문이다. 북부에서 교전이 재개되며 이날 하루 동안 63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하마스 보건부가 12일 밝혔다.



홍정수 기자 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