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는 인사, 수사는 수사…어느 검사장 와도 원칙대로 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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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를 둘러싼 여러 의혹에 대한 수사를 지휘하는 서울중앙지검 지휘부가 모두 교체된 가운데, 수사를 지시했던 이원석 검찰총장은 14일 “어느 검사장이 오더라도 수사팀과 뜻을 모아 일체의 다른 고려 없이 증거와 법리에 따라서만 원칙대로 수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총장은 이날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출근길에 취재진과 만나 ‘김 여사 수사 방침에 향후 제동이 걸린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다’는 말에 “저는 우리 검사들을, 수사팀을 믿는다. 인사는 인사고, 수사는 수사”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 총장은 ‘검찰 인사가 충분한 사전 조율을 거친 게 맞느냐’는 질문에 “어제 단행된 검사장 인사는…”이라고 운을 뗀 뒤 약 5초 정도 침묵하다 “제가 이에 대해 더 이상 말씀드리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인사) 규모나 시점 등도 예상 못했느냐’는 질문에도 같은 답변을 반복했다.
이 총장은 ‘몇 달 남지 않은 임기 내 수사를 마무리할 것이냐’는 취지의 질문에 “검찰총장으로서 공직자로서 제게 주어진 소임 직분 소명을 다할 뿐이다. 그 이상도 이하도 없다”고 답했다. ‘남은 임기를 끝까지 소화하느냐’는 질문에도 같은 답변을 했다.
앞서 13일 법무부는 고검장·검사장급 검사 39명의 신규 보임·전보 인사를 발표했다. 김 여사의 명품가방(디올백) 수수 의혹과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의혹을 수사하는 서울중앙지검의 검사장과 1∼4차장이 모두 승진 형태로 교체됐고, 검찰총장의 손발 역할을 하는 대검찰청 참모진도 대부분 교체됐다.
이는 이 총장이 디올백 사건과 관련해 전담수사팀 구성과 신속·엄정 수사를 지시한 지 11일, 윤석열 대통령이 김주현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을 임명한 지 엿새 만에 이뤄진 인사다. 이에 법조계에서는 김 여사 수사 등을 놓고 용산과 갈등을 빚어온 이 총장을 ‘패싱’한 인사라는 해석이 나왔다. 야당은 “김 여사 수사 방탄의 서막”이라고 강하게 반발했으나 대통령실은 이번 검찰 인사는 민정수석실 신설과 특별한 관련이 없다는 입장이다.
김소영 동아닷컴 기자 sykim4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