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 개발사인 오픈AI의 최대 라이벌로 꼽히는 미국 스타트업 ‘앤스로픽’이 유럽 진출 도전장을 냈다. 유럽은 미국에 비해 인공지능(AI) 규제가 엄격해 경쟁사들이 고전하고 있는 시장이다. 같은 날 오픈AI는 사용자와 음성 대화가 가능한 챗GPT ‘GPT-4o’를 공개했다.
13일(현지 시간) 앤스로픽은 14일부터 유럽 시장에 자사 AI 챗봇 ‘클로드’를 출시한다고 발표했다. 클로드는 챗GPT의 대항마로 꼽힌다. 앞으로 유럽 사용자들은 클로드를 온라인 웹사이트와 아이폰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쓸 수 있다. 영어를 포함해 프랑스어, 독일어, 이탈리아어, 스페인어 등을 지원한다. 무료 사용이 가능하고 프로 버전 구독료는 월 18유로(약 2만7000원)다.
블룸버그통신은 “앤스로픽이 진출한 유럽 시장은 엄격한 AI 규제법 탓에 경쟁자들이 고전하는 곳”이라고 전했다. 오픈AI는 ‘챗GPT’와 관련해 이탈리아 등에서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조사를 받고 있다. 구글은 AI 챗봇 ‘제미나이’를 아직 유럽에서 출시하지 못했다. 까다로운 규제 환경이 걸림돌로 꼽힌다.
앤스로픽이 유럽 시장 진출을 감행한 것은 수익 강화를 위한 선택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앤스로픽은 “데이터 보안과 개인정보 보호에 철저하게 임하고 있다”며 유럽의 강화된 규제에 충분히 대비했다는 자신감을 내비쳤다.
앤스로픽은 오픈AI 출신 다리오·다니엘라 아모데이 남매가 2021년 설립한 AI 스타트업이다. 아마존(40억 달러·약 5조5000억 원)과 구글(20억 달러·약 2조7500억 원) 등의 투자를 받으며 오픈AI의 경쟁사로 급성장했다.
한편 구글도 14일 캘리포니아에서 열리는 연례 최대 개발자회의 ‘구글 I/O’에서 자사 AI 챗봇 ‘제미나이’와 관련된 전략을 발표할 전망이다.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