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행정부의 아시아 정책을 총괄해온 커트 캠벨 미국 국무부 부장관이 14일 한국, 일본과의 동맹의 중요성을 설명하면서 “서로 얽히고, 겹치며 맞물리는 격자 울타리(lattice fence) 배열을 만드는 중”이라고 강조했다. 캠벨 부장관은 “이런 협력은 바이든 대통령의 인태 전략의 핵심”이라고도 했다.
커트 캠벨 미국 국무부 부장관. 사진은 지난해 7월 18일 미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인도·태평양 조정관으로 재직할 당시 용산 대통령실에서 한미 핵협의그룸(NSC) 출범 회의 관련 공동 기자회견을 진행하는 모습. 뉴스1
캠벨 부장관은 14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열린 아산정책연구원의 ‘아산 플래넘 2024’ 기조연설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한일 양국은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가장 중요한 미국의 동맹”이라며 “두 동맹 모두 안보에 초점을 맞춘 관계에서 진정한 포괄적 글로벌 파트너십으로 바뀌었다”고도 했다.
캠벨 부장관은 한미일의 협력이 전통적인 안보 분야 뿐만 아니라 인공지능과 같은 신흥 혁신 분야와 공급망 등 경제안보 분야로 확대되고 있다는 사실도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단지 동맹을 재확인하기 위해서 만나는 것이 아니다”라며 “핵심은 동맹을 현대화하고, 이 지역의 번영과 안보를 가져다준 (민주적) 규칙과 규범을 지킬 준비가 돼있는지를 확인하는 것”이라고 했다.
켐벨 부장관은 조 바이든 행정부 출범 당시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인도·태평양 조정관으로 미국의 아시아 정책을 총괄해 ‘아시아 차르’라고 불렸던 인물이다. 그는 빌 클린턴 전 행정부의 국방부 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 버락 오바마 전 행정부의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차관보 등을 지냈다. 오바마 행정부 당시 미 외교정책의 중심을 기존 중동에서 아시아로 옮긴다는 ‘피벗 투 아시아(Pivot to Asia)’ 등을 입안했다.
고도예 기자 ye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