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 수억 든다” 2534t 그대로 둬 경북도 자료요청땐 보고도 안해
경북 김천의 한 재활용업체가 폐기물을 산처럼 쌓아두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도 김천시 담당 공무원이 이를 2년 넘게 방치했다고 감사원이 밝혔다. 이 ‘쓰레기산’은 최대 8m로 아파트 3층 높이에 달했지만 공무원들은 시 예산 수억 원을 들여야 한다는 등의 이유를 들어 그대로 방치한 것으로 전해졌다.
14일 감사원에 따르면 앞서 김천시는 2021년 6월 한 재활용업체가 회사 마당에 폐기물을 쌓아둔 사실을 확인하고 영업 정지 처분을 부과했다. 9월까지 폐기물을 다 처리하라고도 했다. 하지만 이 업체는 폐기물을 처리하지 않았다. 이후 9월에 김천시가 다시 “폐기물 처리 관련 보험을 갱신하고, 11월까지 모두 처리하라”고 했지만 업체는 이 역시 따르지 않고 버텼다.
감사원은 이후 폐기물 관리 업무를 담당한 김천시 공무원 A 씨가 이에 대한 조치를 취해야 했지만 오히려 이 ‘쓰레기산’을 방치했다고 지적했다. A 씨는 “방치 폐기물 현황을 제출하라”는 경북도의 자료 요청엔 해당 업체가 폐기물이 방치된 사업장이라고 보고도 하지 않았다고 한다. 감사원 조사에서 A 씨는 “업체가 보험금을 받더라도 액수가 적어 김천시가 예산을 투입해야 하는 상황이었다”면서 “(지자체) 예산이 낭비될 수 있고 다른 폐기물 업체들도 이를 악용할 우려가 있었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감사원은 A 씨에 대해 해당 기관에는 정직 처분을, 검찰에는 형법상 직무유기 및 국가공무원법 위반 혐의 등으로 수사를 요청했다. 결재라인에 있던 상급자 등 동료 4명에 대해선 해당 기관에 징계 처분을 요청했다.
고도예 기자 ye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