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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왕이, 조태열에 ‘대만문제 개입 말라’ 압박

입력 | 2024-05-15 01:40:00

내주 대만 총통 취임 앞두고 거론
趙 “북핵 中역할 과거보다 약해져”




13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한중 외교장관회담에서 양국은 대만이나 북핵, 탈북민 강제 북송 등 민감한 현안들에 대해선 여전히 인식 차이가 있음을 확인했다.

14일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왕이(王毅)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장관)은 전날 회담에서 “중한(한중) 사이에는 근본적인 이익 충돌이 없고 화이부동(和而不同·조화를 이루되 같아지지 않는다)의 경지를 추구해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한국이 ‘하나의 중국’ 원칙을 준수하고 대만 문제를 적절히 처리하기를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이 내용은 전날 회담 이후 나온 우리 외교부 보도자료에는 없었다. 중국은 지난해 4월 윤석열 대통령의 “힘에 의한 현상 변경에 절대 반대한다”는 발언에 반발하는 등 우리 정부의 대만 문제 언급에 노골적으로 불편한 기색을 내비쳐 왔다. 왕 부장의 대만 관련 발언은 친미·반중 성향의 라이칭더(賴淸德) 대만 총통이 20일 취임을 앞둔 상황에서 우리 정부에 대만 문제와 관련해 중국에 반하는 입장을 내지 말라고 압박을 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외교부는 조태열 외교부 장관이 회담에서 북한이 위협적 도발을 이어가고 러시아와의 불법적인 군사협력을 지속하는 데 대해 우려를 표했다고 전했다. 또 탈북민들이 강제 북송되지 않도록 중국 측의 각별한 관심과 협조도 요청했다고 했다. 하지만 중국 측은 보도자료에 이 내용은 넣지 않았다.

조 장관은 14일 베이징 특파원 간담회에서 북핵 문제 대응과 관련해 중국의 역할이 과거보다 약해졌고 이로 인해 한국 정부가 중국에 거는 기대 수준도 낮아졌다고 평가했다. 이어 “우리가 기대하는 역할이 있는데 못 미치는 것을 보고 느낀 것을 얘기했고 왕 부장도 그 나름대로 논리를 갖고 설명했다. 동의는 서로 못 했다”고 밝혔다. 조 장관은 또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방한과 관련해선 “양국 정상 간 상호 방문 필요성이 있다는 수준으로 언급했다”고 밝혔다. 한중 양국 모두 자료에 이를 담진 않았다.



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