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5년 조선총독부 박물관 이관 이후 사진서 손목 부분 사라져 “일제강점기 등 거쳐 유실됐을듯”
경기 포천 흥룡사 출토 불상이 1930년 경복궁 근정전에 전시됐을 당시(왼쪽 사진)에는 손이 보인다. 그러나 최근 촬영된 같은 불상의 사진에서는 손이 보이지 않는다. 국립중앙박물관 제공
경기 포천시 백운산의 사찰 흥룡사(興龍寺) 터에서 출토된 뒤 국립중앙박물관이 보관 중인 불상 2기의 손 부분이 사라진 것이 뒤늦게 알려졌다. 박물관은 “(이관 이후) 손이 사라진 것은 맞다”며 경위 파악에 나섰다.
14일 대한불교조계종 흥룡사 주지 도암 스님은 “1924년 흥룡사 터에서 출토돼 국립중앙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철불 2기의 손이 사라졌다”며 박물관 측에 해명을 요구했다. 불상들은 통일신라 말기 승려인 도선 국사가 흥룡사 전신인 내원사를 창건할 때 제작한 것으로 추정되는 석가모니불과 지장보살상이다. 출토 후 1925년 조선총독부 박물관으로 이관됐고, 1945년 12월 국립중앙박물관이 생긴 뒤에도 줄곧 국가 소유로 관리해 왔다.
출토 당시 사진을 보면 불상의 손이 존재한다. 또 당시 조선총독부가 작성한 ‘흥룡사 발견 철불과 운송’ 문건에도 ‘석가모니불의 손은 오른손 손가락 4개가 파손됐다’, ‘지장보살상은 오른손 엄지손가락이 파손됐다’고 돼 있다. 그러나 흥룡사 측이 지난달 촬영한 철불 사진은 모두 손목 아랫부분이 사라진 채다. 흥룡사는 ‘문화재 제자리 찾기 운동’을 추진하고 있다. 도암 스님은 “관리 소홀로 분실된 것은 아닌지 박물관 측에 해명을 요구하는 공문을 이달 초 보냈지만 답변을 받지 못했다”며 “불상들은 흥룡사의 역사를 말해주는 중요 문화재인데 심히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사지원 기자 4g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