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2025학년도 의대 증원 추진에 대한 법원 판단을 앞두고 있는 15일 오후 서울 시내의 대형병원에서 의료진이 이동하고 있다. (서울=뉴스1)
내년도 의대 입학정원 확대 여부를 판가름할 법원 결정이 16, 17일 중 나올 예정인 가운데 의사단체와 정부가 각자 일본 사례를 거론하며 주장의 정당성을 강조하고 나섰다. 의사단체는 일본이 17년 동안 점진적으로 의대 정원을 늘렸다며 급격한 증원의 부작용을 강조하는 반면, 정부는 의사들 반대로 27년 동안 정원을 못 늘렸다며 ‘2000명 증원’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15일 의료계에 따르면 대한의사협회(의협)는 최근 서울고등법원에 탄원서 등과 함께 일본 의사수급분과회 회의록과 일본 의사 증원 결정 과정 자료 등을 번역해 제출했다.
의사단체는 일본의 경우 의대 정원을 점진적으로 늘려 17년 동안 총 1778명을 증원했다고 강조한다. 정진행 전 서울대 의대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은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일본의 경우 기초자치단체까지 필요 의사 수를 추산해 7명, 13명, 14명 등 소수의 점진적 증감을 계획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의사단체가 아전인수 격으로 일본 사례를 해석한다는 입장이다. 보건복지부는 14일 자료를 내고 “일본은 2006년 임산부 이송 중 사망 사건을 계기로 의대 정원을 대폭 확대하기로 했다. 당시 의사회도 의사 부족에 공감했고 갈등 없이 증원이 이행됐다”고 밝혔다. 또 “한국의 경우 의사들 반대로 27년간 증원을 못 했기 때문에 2000명 증원이 불가피했다”고 했다.
복지부는 또 회의록 공개 여부에 대해선 “회의 내용 등을 투명하고 충실하게 공개해 왔다”며 일본처럼 실명을 공개하지 못하는 건 의사 사회에서 인신공격 대상이 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라고 맞서고 있다.
한편 의대 교수 단체인 전국 의대교수 비상대책위원회(전의비)는 15일 총회를 연 후 “법원이 인용 결정을 내리면 진료 정상화 방안을 모색하기로 했다”면서 각하·기각될 경우 근무시간을 추가 단축할 수 있다고 밝혔다.
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