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와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이 시청 앞 서울광장에 설치된 희생자 합동 분향소를 이전하는 문제를 논의하기로 했다. ‘이태원 참사 특별법’(10·29 이태원 참사 피해자 권리보장과 진상규명 및 재발방지를 위한 특별법)이 2일 국회를 통과해 14일 공포된 데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지방자치단체가 피해자의 권리 보장에 대한 대책을 시행해야 하는 만큼 분향소 이전 및 추모 공간 건립에 동력이 생겼다는 것이 서울시의 입장이다.
서울시는 서울광장의 이태원 분향소는 철거·이전이 필요하지만, 유가족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할 수 있도록 신중히 접근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서울시는 우선 새 추모 공간을 조성할 장소를 협의할 방침이다. 시는 지난해 2월 지하철 6호선 녹사평역 지하 4층에 추모 공간을 마련하는 방안을 제안했으나, 유가족 측의 반대로 논의가 추가로 진행되지 않았다.
현재 분향소는 유가족 측이 참사 발생 99일째였던 지난해 2월 4일 서울시와 협의하지 않고 설치한 것이다. 공유재산법상 공공장소를 무단으로 점유한 경우 변상금을 부과해야 하고 이는 지자체가 임의로 변경할 수 없기 때문에 어떻게 처리할지도 관건이다. 서울시는 변상금 1억6500여만 원을 유가족 측에 요구할 계획이다.
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