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88개 대기업집단 발표 HD현대, GS 제치고 8위로 올라서… 동원 총수, 김재철→김남정 변경 파라다이스-소노인터 첫 지정… 쿠팡-두나무는 법인이 동일인 돼
방시혁 하이브 이사회 의장
국내 1위 유통 업체로 올라선 쿠팡은 1년 새 자산총액이 6조 원 넘게 늘면서 자산 서열이 18계단이나 뛰었다. 특혜 논란을 불러일으켰던 김범석 쿠팡 의장은 4년째 총수 지정을 피했다.
● 엔터사 최초 대기업 탄생
서울 용산 하이브 사옥
코로나19 엔데믹(풍토병화)에 카지노·호텔업에 주력하는 파라다이스와 리조트로 유명한 소노인터내셔널(옛 대명소노)도 대기업 집단으로 지정됐다. 기존에 대기업 집단이 제조업과 같은 전통적인 굴뚝 산업에 치우쳤던 것과는 대조적인 흐름이다. 2016년부터 정보기술(IT) 분야의 카카오, 네이버 등이 새롭게 대기업이 된 데 이어 문화·여가 분야의 기업들도 성장의 보폭을 키우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대해상화재보험, 영원, 대신증권, 원익 등도 대기업 집단에 신규 지정됐다. 지난해 처음 대기업 집단이 된 이차전지 기업 에코프로는 상출집단에 편입됐고, 자산 순위도 62위에서 47위로 뛰었다. 10대 대기업 중에서는 HD현대가 자산 순위 9위에서 8위로 올라섰고, GS가 8위에서 9위로 내려가 순서가 뒤바뀌었다. 동원그룹은 동일인이 김재철 명예회장에서 4월에 취임한 차남 김남정 회장으로 변경됐다. 동원그룹의 동일인이 변경된 것은 창사 이래 처음이다.
● 쿠팡 김범석, 총수 지정 피해
공정위 관계자는 쿠팡 법인을 동일인으로 본 이유에 대해 “법인이든 개인이든 기업집단 범위에 차이가 없고 김 의장이 쿠팡 외 다른 계열사의 주식을 갖고 있지 않다”며 “또 김 의장 친족 역시 지분 관계가 없고 경영에도 참여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각에선 김 의장의 동생 부부가 쿠팡에서 물류 및 인사 관련 총괄로 재직하며 합쳐서 7억∼8억 원의 연봉을 받고 있는 만큼 이들이 실질적으로는 경영에 참여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1년 전 45위였던 쿠팡의 자산 순위는 올해 27위로 상승했다.
총수가 있으면 법인이 동일인일 때와 달리 사익편취 금지 규제가 추가된다. 친족 지분이 큰 회사에 일감 몰아주기 등을 해선 안 되는 것이다. 또 공정거래법을 어겼을 때 법인이 아닌 총수 개인이 제재를 받는다.
세종=송혜미 기자 1a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