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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차이나쇼크 차단, 다른 대안 없어”… “미국외 나머지 시장, 중국이 지배할것”

입력 | 2024-05-16 03:00:00

[美中 관세전쟁, 불확실성 시대로]
‘美, 對中 관세 폭격’ 위력은… 노벨경제학상 석학들도 엇갈려




11월 대선을 앞둔 미국에서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 인상 경쟁이 벌어졌지만 미국 산업이나 세계 시장이 실제로 받을 영향을 놓고선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엇갈린다.

2008년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 뉴욕시립대 교수는 14일(현지 시간) 미 뉴욕타임스(NYT)에 ‘2차 차이나쇼크에 대비하며(Preparing for the Second China Shock)’라는 기고에서 “바이든 행정부는 해야 할 일을 하고 있다”며 “다른 대안은 없다”고 단언했다.

크루그먼 교수는 2000년 전후로 저가의 중국산 수입품에 미국 제조업이 타격을 받았던 ‘차이나쇼크’가 다시 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이 경기 침체에서 벗어나려 과잉 생산을 한 뒤 해외 시장에 헐값으로 ‘밀어내기’를 하고 있기 때문으로, 2차 차이나쇼크를 막으려면 대중(對中) 관세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이에 더해 바이든 행정부의 관세 인상이 전기차, 배터리, 태양광 등을 대상으로 이뤄진 점을 거론하며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도 필요한 조치라고 말했다. “미국이 친환경 산업에 더 투자할 수 있도록 여론을 만들려면 ‘값싼 중국 배터리를 사들이면 중국에 일자리를 뺏긴다’와 같은 쉬운 접근법을 쓰는 게 낫다”라는 취지로 설명했다.

반면 2001년 수상자인 조지프 스티글리츠 컬럼비아대 교수는 NYT 인터뷰에서 중국의 패권 경쟁에 대한 대응책으로 관세를 인상하는 전략이 “미국 시장을 보호할 수 있을지는 몰라도 중국이 나머지 세계를 지배하게 되는 것을 막지는 못한다”고 평가했다.

스티글리츠 교수는 ‘전기차 굴기(崛起)’ 등 중국이 이전과 비교할 수 없는 위협으로 부상한 배경에는 미국의 전략적 실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그는 지난달 29일 파이낸셜타임스(FT) 인터뷰에서도 “미국이 중국이라는 경쟁자를 예상하지 못했다는 것이 더 근본적인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중국이 제조업과 연구개발(R&D)에 막대한 자금을 쏟아붓는 동안 미국의 투자는 지나치게 적었다”며 “이는 (중국의) 무역규칙 위반이 아니라 (미국의) 전략적 실수”라고 신랄하게 비판했다.



홍정수 기자 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