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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 안 가져왔어요”…식당서 직접 단말기 입력해 800만원 ‘먹튀’

입력 | 2024-05-16 10:52:00

40대 남성 A 씨가 카드 단말기에 허위 정보를 입력하는 모습. 경기 부천원미경찰서 제공


신용카드 단말기에 허위 정보를 입력하고 마치 정상 결제가 이뤄진 것처럼 점주를 속여 무전취식한 4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16일 경기 부천원미경찰서는 상습사기 및 폭행 혐의로 A 씨(43)를 구속했다고 밝혔다.

A 씨는 지난달 26일부터 이달 8일까지 41차례에 걸쳐 경기 부천시와 인천 부평구 일대 주점 및 식당 26곳에서 술을 마시거나 식사한 뒤 총 800만 원가량을 내지 않고 가로챈 혐의를 받는다.

그는 실물 카드 없이 업소 단말기에 카드 정보를 입력해 비용을 내는 ‘키인(Key In) 결제’ 방식을 악용해 범행했다.

A 씨는 업주에게 “카드를 가져오지 않았다”며 자신이 직접 업소 단말기에 카드번호와 유효기간을 입력하겠다고 말한 뒤 ‘가짜 승인번호’를 입력한 것으로 조사됐다.

키인 결제를 할 때 카드사에서 받은 승인번호가 아닌 허위 승인번호를 입력할 경우 실제 결제는 이뤄지지 않지만 단말기에서 영수증은 출력된다는 점을 노린 것이다.

피해자 대다수는 단말기 사용이 서툰 60~70대로, 단말기에서 영수증이 출력되자 결제됐다고 오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A 씨의 범행은 지난 8일 한 노래방 업주가 “A 씨로부터 얼굴 부위를 폭행당했다”고 신고하면서 발각됐다. 당시 A 씨는 자신의 결제 방식에 의심을 품은 노래방 업주와 실랑이를 벌이다가 폭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A 씨를 폭행 혐의 현행범으로 체포해 여죄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그간 무전취식을 꾸준히 해왔다는 자백을 받았다.

경찰 관계자는 “실물 카드 없이 손님이 직접 단말기를 조작하는 건 사기 수법일 수 있다”며 “점주들은 이에 절대로 응하지 말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hye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