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의원이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제22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단 후보 선출 당선자 총회에서 국회의장 후보로 선출된 뒤 소감을 밝히고 있다. 박형기 기자 oneshot@donga.com
하지만 주말을 기점으로 당 중진들이 “추미애는 안 된다”는 ‘비토론’을 펼치면서 막판에 결과가 뒤집혔다는 분석이다. 원내대표에 이어 국회의장까지 ‘명심’(이재명 대표의 의중)대로 갈 경우 이 대표의 연임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의견도 ‘어의추’(어차피 의장은 추미애) 기류에 제동을 건 것으로 풀이된다.
● 재선 이상서 “추미애 ‘비토론’”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장 후보 당선자 우원식 의원이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제22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단 후보 선출을 위한 더불어민주당 당선자총회에서 당선자로 발표되자 인사하고 있다. 오른쪽은 추미애 후보. 2024.5.16/뉴스1 ⓒ News1
추 당선인도 이 점을 의식해 친명 강성 당원들을 내세워 ‘명심’을 강조했지만 그게 오히려 반감을 부추겼다는 해석이다. 특히 강성 친명 모임인 ‘더민주혁신회의’가 앞장서 ‘추미애 추대론’을 만든 것이 역풍을 불렀다는 분석이 많다. 한 의원은 “혁신회의 측이 의장 후보들에게 ‘우리는 추 당선인을 밀겠다’, ‘명심도 추 당선인에게 있다’고 언급한 것에 대해 의원들이 불쾌해 했다”고 했다. 친명계 내 일각에서도 “추 당선인이 이 대표 등에도 칼을 꽂을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다고 한다.
우원식,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장 후보가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제22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단 후보 선출 당선자 총회에서 함께 자리하고 있다. 서울=뉴시스
반면 우 의원이 몸담은 김근태계 의원 모임인 민주평화국민여대(민평련)과 을지로위원회는 대거 우 의원에게 표를 몰아준 것으로 분석된다. 민평련과 을지로위원회에 속한 22대 당선인들은 50여 명으로 추산된다. 강성 친명계가 노골적으로 추 당선인을 밀자 민평련 등 운동권 의원들이 깜짝 세과시에 나섰다는 해석이다.
● 중진들 “우리는 허수아비냐”
‘이재명 일극체제’에 대한 당내 우려도 영향을 미쳤다. 중립 성향 의원은 “너무 이 대표 뜻대로만 되면 오히려 민심 역풍이 불 수 있다는 판단”이라고 했다. 다른 의원도 “지금 민주당에 친명 아닌 의원이 어디있겠느냐”면서도 “이 대표 측이 의장 후보군 교통정리를 하는 과정이 매끄럽지 못했다”고 했다. 특히 ‘찐명’(진짜 친명) 박찬대 원내대표가 후보들에게 불출마를 설득한 것을 두고 한 의원은 “원내대표가 무슨 당 대표 심부름꾼이냐”고 지적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우원식 국회의장 후보를 접견하고 있다. 박형기 기자 oneshot@donga.com
상임위원장을 노리는 3선 이상 의원들 입장에선 “국회의장이 너무 강성이면 상임위원장 권한이 쪼그라들 수 있다”는 계산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한 의원은 “중진 의원들 사이 ‘우리는 허수아비냐’는 말이 나왔다”고 했다.
예상치 못한 결과에 친명계에선 “우 의원도 친명”이라며 수습에 나섰다. 한 친명 인사는 “친명계가 조직적으로 추 당선인을 지원했던 것은 아니었다”고 했다. 이번 결과가 이 대표의 당 대표 연임에 영향을 미칠 영향을 두고는 해석이 엇갈렸다. 친명 핵심 의원은 “추 당선인이 당 대표 선거에 나가면 상황이 어찌될지 모른다”고 했고, 다른 친명 의원은 “향후 이 대표의 리더십과는 별개”라고 했다.
윤명진 기자 mjlight@donga.com
유채연 기자 yc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