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왼쪽) 러시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16일 중국 베이징에서 회담 중 서명한 문서를 교환하면서 악수하고 있다. 2024.05.16. 베이징=AP/뉴시스
11월 미 대선을 앞두고 ‘관세 폭탄’ 등으로 강한 압박을 받고 있는 중국과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미국을 비롯한 서방 제재를 겪고 있는 러시아의 정상은 이날 하루 대부분의 시간을 함께 보내며 국제사회에 밀착을 과시했다. 특히 ‘신뢰할 수 있고 적절한 안보 구조’를 건설하는 방안을 거론하며 미국에 맞설 안보협력체를 논의하고 있다는 점도 드러냈다.
● 習 “오랜 친구”, 푸틴 “우리 협력은 견고”
중국을 방문중인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시진핑 주석과 회담 전 악수를 나누고 있다. 유튜브 캡처
두 정상은 정상회담 이후 발표한 단어 7000개 분량의 공동성명에서 “동북아시아의 세력 균형을 바꾸려는 미국의 패권적 행위 시도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이어 “양국은 북한과의 대결을 고조시켜 한반도 무력 분쟁과 긴장 고조를 낳을 수 있는 미국과 그 동맹국들에 의한 군사적 위협 행동에 반대한다”고 덧붙였다. 또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전략이 인도태평양 지역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에 대해 언급하며 “남중국해의 안정 문제에 대한 역외 세력의 간섭에 반대한다”고 했다.
● 美주도 제재에 맞서 ‘경제 연대’ 강조
두 정상은 또 “세계무역기구(WTO),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등 국제 다자기구들이 정치화됐다”면서 “글로벌 경제 상황에 맞게 개혁해야한다”고 말했다. 미국의 입김이 큰 다자기구를 중심으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중국의 비시장적 행위에 대한 비판이 잇따르자 외교무대에서 두 나라가 공조 강화를 예고한 것이다.
시 주석은 7개월 만에 중국을 찾은 푸틴 대통령에게 현지 음식과 중국 전통주 등으로 극진하게 대접했다. 러시아 타스통신에 따르면 이날 만찬에는 베이징덕 오리구이, 전복 소스를 곁인 야채, 농어를 넣은 새우죽 등이 나왔다. 또 중국 전통주인 마오타이주가 곁들여졌다. 만찬장에서 중국 인민해방군 군악대는 러시아 군가 등도 연주했다.
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
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