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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사장 “대규모 적자 한계 봉착… 최소한의 전기료 정상화 필요”

입력 | 2024-05-17 03:00:00

“수년간 물가 안정 위해 인상 억제”
적자 43조 쌓여… “재무 불확실성 커져”




김동철 한국전력 사장(사진)이 “최후의 수단으로, 최소한의 전기요금 정상화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 사장은 16일 세종시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한전의 노력만으로는 대규모 누적 적자를 더 감당할 수 없는 한계에 봉착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에너지 가격이 급등했지만 한전이 원가보다 싼값에 전기를 공급하면서 2021년부터 쌓인 한전 적자는 43조 원에 달한다.

김 사장은 “한전이 전기요금 인상 요인 상당 부분을 자체 흡수하며 일종의 방파제 역할을 수행해 물가 인상과 가계 부담을 최소화했다”며 “최근 중동 리스크에 따른 고유가와 1300원 후반대 고환율로 재무적 불확실성이 다시 커지는 상황”이라고 전기요금 인상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만약 요금 정상화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폭증하는 전력 수요에 대비한 막대한 전력망 투자와 정전, 고장 예방을 위한 필수 전력 설비 투자에 소요되는 재원 조달은 더 막막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력 업계에선 전기요금을 킬로와트시(kWh)당 1원 올리면 약 5500억 원의 한전 실적 개선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한전 관계자는 “향후 에너지 가격과 환율 추이 등을 고려해야 해 현 시점에서 필요한 전기요금 인상 폭을 추산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또 김 사장은 한전의 영국 원전 수출 가능성과 관련해 “지난해 영국에 다녀왔을 때 그쪽에서 먼저 한전이 ‘온 타임, 온 버짓(on time, on budget·정해진 기간과 예산 안에서 건설)’을 바라카 원전에서 보여준 것을 알고 높이 평가하고 있었다”며 “어디까지 공개해야 할지는 모르겠지만 (영국 측과) 긴밀한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영국은 2050년까지 24GW(기가와트) 규모의 원전을 건설할 방침이다.



세종=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