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金여사 ‘디올백 잠행’ 153일만에 공개행보… 野 “민심은 특검 수용”

입력 | 2024-05-17 03:00:00

韓-캄보디아 정상회담 오찬 참석
대통령실 “정상 일정에 계속 역할”
26일 한중일 회담도 참석 가능성
캄보디아와 ‘전략적 동반자’로 격상




캄보디아 총리 부인과 전통의상 환담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왼쪽)가 16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한-캄보디아 정상회담에 앞서 핏 찬모니 캄보디아 총리 부인과 환담 후 이동하며 각 나라의 전통의상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가 16일 훈 마네트 캄보디아 총리 부부와의 공식 오찬에 참석하며 153일 만에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윤 대통령이 김 여사의 명품 가방 수수 문제를 공식 사과한 지 일주일 만, 검찰 지휘부 교체 인사가 단행된 지 3일 만이다.

● “정상 외교 줄줄이… 김 여사 공식 행보 필요”

김 여사는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한-캄보디아 정상회담에 이어 열린 오찬 행사에 참석했다. 김 여사는 지난해 12월 15일 윤 대통령의 네덜란드 방문에 동행했다 귀국한 뒤 명품 디올백 수수 논란이 불거지며 잠행을 이어왔다. 김 여사는 4월 23일 루마니아, 4월 30일 앙골라 정상 부부 방한 당시에 별도의 배우자 친교·환담 일정을 소화했으나 비공개로 이뤄졌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올해 들어 방한하는 외국 정상 공식 일정에 여사께서 계속 역할을 하고 있다”며 “양측 정부가 공식 오찬에 배우자들이 함께 참석하는 것이 좋겠다는 합의에 이르렀기 때문에 추가된 일정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김 여사가 26일부터 열리는 한중일 정상회의 오·만찬 등 정상 외교 행사에 참석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그동안 대통령실은 김 여사의 공개 활동 재개 시점을 저울질해 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의 정상 외교 수요가 증가하는 상황에서 김 여사의 공개 활동 재개를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현실적 필요성도 김 여사 공식 등판 요소로 작용했다. 여권 관계자는 “정상 외교 현장에서 김 여사 일정을 계속 비공개로 하기도 어려운 만큼 공식 등장을 늦추기 어렵다는 판단도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마네트 총리는 김 여사의 도움으로 심장병 수술을 받고 건강을 회복한 캄보디아 소년 로타 군을 언급하며 “따뜻한 지원을 여전히 기억한다. 대한민국의 친절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수술을 잘 마친 로타가 건강하게 뛰어놀라는 뜻에서 축구공을 선물했는데, 그간 축구 실력이 늘었는지 궁금하다. 로타에게 준 축구공은 월드 스타 손흥민 선수가 준 축구공”이라며 안부를 물었다. 또 마네트 총리는 “2008년부터 3년 연속 대테러 특수부대 사령관 자격으로 한국 특전사의 대테러 수탁교육 이수차 방한한 적이 있다”고 했고, 윤 대통령도 “검찰 근무 시절 캄보디아 수사 당국자들에게 한국의 과학수사 기법을 전수해 주기도 했다”고 화답했다.

이날 더불어민주당 최민석 대변인은 “총선 민의는 김 여사가 아무 일 없었던 듯 대통령 부인 역할을 수행하라는 것이 아니라 특검 수사를 수용하라는 것”이라며 “민정수석 부활, 전격적인 검찰 인사도 모두 김 여사를 지키기 위한 술책이었음이 명확해졌다”고 비판했다.

● “캄보디아, 北 노동자 송환 등 제재 실행”

양국 정상은 공동성명에서 양국 관계를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시켰다. 그간 한국과 캄보디아 간 외교 관계를 칭하는 명칭은 따로 존재하지 않았다.

마네트 총리는 캄보디아 내 한국 기업만을 위한 ‘특별경제구역(SEZ·Special Economic Zones)’ 설치 계획을 제안했다. 또 한국 해군 함정이 올 하반기 중 캄보디아 최초 기항을 추진하는 등 국방 협력을 확대하기로 했다.

캄보디아는 북한이 모든 유엔 안보리 결의를 준수할 것을 촉구하고 정부의 대북 비핵화 로드맵인 ‘담대한 구상’을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캄보디아는 유엔 안보리 결의안을 성실하게 이행해 왔고, 최근에는 캄보디아에 머물던 북한 노동자 수백 명을 북한으로 돌려보냈다”며 “작년까지 캄보디아에 있던 북한 식당 전체를 폐쇄시켰다”고 전했다.



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유채연 기자 yc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