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1월 “남북연계 철저분리” 지시 전방위 매설작업, 정전협정 이후 처음
16일 복수의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군은 지난달부터 하루에 수백∼수천 명에 달하는 병력을 휴전선 일대에 투입해 지뢰를 매설하고 있다. 매설 지역은 강원 고성 일대 등을 접한 동해안 축선부터 철원·경기 연천 등에 접한 중부전선 축선의 북측 지역이다. 최근에는 지뢰 매설 범위를 서부전선 축선 북측 지역까지 확대해 사실상 6·25전쟁 때 형성된 전 전선에 걸쳐 전방위로 지뢰 매설 움직임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북한은 지난해 12월 초부터 DMZ 내 경의선 육로 등에 지뢰를 매설한 바 있다. 이후 올해 1월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서 “접경 지역의 북남(남북) 연계 조건들을 철저히 분리하기 위한 단계별 조치를 실시해야 한다”고 밝혔다. 북한이 전 전선에 걸쳐 지뢰를 매설하는 건, 김 위원장 지시에 따라 남북 간 눈에 보이는 국경선을 만드는 작업을 본격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北, 한번에 수천명 투입해 지뢰 매설… 남북 완전단절 나선 듯
北, 휴전선 지뢰 매설
김정은 지시후 지뢰매설 속도전
6·25때처럼 전지역 걸쳐 작업
앞서 북한은 지난해 12월 개성공단으로 이어지는 남북 간 유일한 연결 육로인 DMZ 내 경의선(서부)과 금강산으로 통하던 남북 연결 육로인 동해선(동부)에 지뢰를 매설한 바 있다. 또 남북이 2018년 9·19 군사합의 이행 차원에서 공동 유해 발굴을 위해 개설한 DMZ 내 화살머리고지 전술도로(강원 철원·중부) 북측 구간에도 일제히 지뢰를 매설했다. 남북 교류·화해의 상징 격인 도로를 우선 택해 집중적으로 지뢰를 묻으며 사실상 관계 단절을 선포한 것.김정은 지시후 지뢰매설 속도전
6·25때처럼 전지역 걸쳐 작업
북한은 이제 여기서 더 나아가 당시 지뢰를 매설하지 않았던 구간에도 대규모 병력을 투입해 지뢰를 촘촘히 매설하고 있다. 남북 관계에 대한 ‘완전 단절’ 조치에 나선 것이다.
북한의 이 같은 움직임은 한미 정보당국 감시자산에 수시로 포착되고 있다. 한미에 보란 듯 노골적으로 관련 작전을 진행하고 있는 것이다. 정부 소식통은 “DMZ 내 특정 지역에 한 번에 북한군 수천 명이 투입되는 건 매우 이례적”이라며 “한미 군 당국은 관련 동향을 밀착 감시하고 있다”고 했다.
일각에선 “북한이 조만간 서부전선 끝까지 지뢰를 매설하는 등 일련의 조치를 완료한 후 과거보다 높은 수위로 남북 관계 단절 선언을 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