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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자율 존중” 법원 결정에 의대 증원 여전히 혼란…대학들 “2026년 정원 또 바꿔야하나”

입력 | 2024-05-17 15:37:00


2024.5.16 뉴스1

서울고등법원이 16일 의대 증원 집행정지 항고심에서 정부는 각 대학의 자율성을 존중해 증원 규모를 결정해야 한다고 밝힌 뒤 파장이 일고 있다.

법원은 판결문에서 “향후 의대 정원 숫자를 정함에 있어서도 매년 대학 측의 의견을 존중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법원은 각 의대의 교육 환경과 여건 등은 정부보다 대학이 더 잘 알기 때문이라는 취지로 배경을 설명했다.

현 고3이 치르는 2025학년도 입시에서는 각 대학이 의대 증원분의 50~100% 범위 내에서 자율적으로 감축해 모집 인원을 정했다. 반면 현 고2가 치르게 될 2026학년도 입시는 이미 각 대학의 의대 정원이 정부의 ‘2000명 증원’에 맞춰 정부 배분안대로 대학 홈페이지마다 공고된 상황이다.

만약 법원의 결정 취지를 반영할 경우 내년에 각 대학들의 의사를 반영해 의대 정원을 다시 수정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 올해 같은 절차를 반복해야 하는 것. 각 대학에서는 의대를 증원하려는 본부와 이를 막으려는 의대 간에 내부 갈등이 재현될 우려도 있다.

반면 교육부는 2026학년도에는 2000명 증원 계획을 그대로 시행한다는 방침이다. 고등교육법 시행령에 따르면 공표된 시행계획을 변경할 수 있는 건 △대학 구조개혁을 위한 정원 조정이 있는 경우 △천재지변 등 교육부 장관이 인정하는 부득이한 사유가 있는 경우다. 교육부 관계자는 “법원 결정은 부득이한 사유로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각 대학의 학칙 개정 절차를 조속히 마무리하도록 할 방침이다. 아주대와 인하대는 16일 학칙 개정안을 통과시켰다.앞서 교무회의에서 개정안이 부결된 부산대는 새 총장이 임명되자마자 교무회의 일정을 1주일 앞당겼다.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이문수 기자 doorwat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