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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부자는 어떻게 살고 있나[황재성의 황금알]

입력 | 2024-05-18 08:00:00

1: 4대 시중은행 매년 부자 관련 보고서 발행
2: 자산구성부터 재테크 요령, 취미생활 등 분석
3: 은행마다 조사 대상과 분석 방식 달라 눈길
4: 수백억 고액 자산가 도쿄보다 서울에 많이 산다




〈 황금알: 황재성 기자가 선정한 금주에 알아두면 좋을 부동산정보 〉매주 수십 건에 달하는 부동산 관련 정보가 쏟아지는 시대입니다. 돈이 되는 정보를 찾아내는 옥석 가리기가 결코 쉽지 않습니다. 동아일보가 독자 여러분의 수고를 덜어드리겠습니다. 매주 알짜 부동산 정보를 찾아내 그 의미를 정리해드리겠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 15일 발표한 공시대상기업잡단에 엔터테인먼트업체로는 처음으로 하이브가 포함돼 큰 화제가 되고 있다. 사진은 방시혁 하이브 이사회 의장이 지난해 3월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포럼에 참석해 K-POP의 미래에 대해 기조연설을 하고 있는 모습이다. 동아일보 DB

‘방시혁, 엔터사 첫 대기업 총수’

지난 16일 동아일보를 포함한 대부분의 주요 언론에 이러한 제목의 기사가 대서특필돼 눈길을 끌었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매년 이맘때 발표하는 공시대상기업집단에 방시혁 이사회 의장이 이끄는 엔터테인먼트업체 하이브가 포함됐다는 게 골자입니다.

공시대상기업집단은 자산총액 규모가 5조 원 이상의 대기업이라는 의미인데, 올해는 88곳이 지정됐습니다. 엔터테인먼트업계에서는 처음 있는 일로서, 케이팝이 세계시장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누린 것이 주효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게다가 방 의장이 보유한 주식재산이 대기업집단 총수 가운데 6위에 해당한다는 사실까지 알려지면서 화제성은 더 커졌습니다. 기업분석 전문 한국CXO연구소에 따르면 14일 기준으로 88개 대기업집단 총수 가운데 1위는 삼성전자 이재용 회장이었습니다.

이어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김범수 카카오 창업자-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 등이 상위 5위 자리를 차지했습니다. 그 뒤를 방 의장이 차지한 것입니다. 4대 그룹 총수인 최태원 SK그룹 회장(8위)이나 구광모 LG그룹 회장(10위)보다 앞선 순위입니다.

같은 날 가수 장윤정·아나운서 출신 도경완 부부가 최근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고급 주택을 120억 원에 팔았다는 소식도 인터넷 누리꾼들의 눈길을 사로잡았습니다. 이 집을 산 매수자가 30대인 데다, 대금을 전액 현찰로 낸 것으로 추정됐기 때문입니다.

각종 스캔들이나 사건·사고로 바람 잘 날 없는 연예계에서 이런 일로 화제가 되는 경우는 드뭅니다. 대한민국 엔터테인먼트업계에서 인기에 비례해 쌓을 수 있는 자산 축적의 기회가 그만큼 확대됐음을 보여주는 사례라는 분석마저 나옵니다.

그렇다면 일반 월급쟁이들로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부를 쌓은 이들의 삶은 어떨까요. 간혹 일부 TV 프로그램에서 관찰 예능을 표방하며 고급 주택에 거주하는 연예인의 일상을 노출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 작가 등과 사전협의를 거쳐 제한적으로 공개돼 실상을 온전히 파악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이런 이유로 부자들의 삶은 늘 호기심을 불러일으킵니다. 이러한 대중들의 수요를 채워주기 위해 매년 적잖은 보고서와 대중서, 가십성 보도 등이 쏟아집니다. TV 드라마나 영화 등에서도 단골 소재로 다뤄집니다. 이들 가운데 학술보고서 수준의 공신력을 인정할 만한 자료가 있어 참고할 만합니다. 신한·KB국민·하나·우리 등 4대 시중은행이 거의 매년 발행하는 부자 관련 보고서입니다.

이들의 보고서는 자신들이 관리하는 고액 자산가들의 자산관리 서비스를 목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그만큼 내용이 충실합니다. 단순히 부자들의 재테크 방법 소개에 그치지 않고, 생활 태도나 취미, 사회적인 이슈 등에 대한 다양한 분석 등을 담고 있습니다.

유대인의 율법서이자 생활지침서로 여겨지는 탈무드에서는 부자가 되고 싶다면 ‘가난해도 부자의 줄에 서라’라는 말이 나옵니다. 고 이건희 삼성전자 선대회장은 생전 “부자 옆에 줄 서라. 부자가 되고 싶으면 부자들이 모이는 곳에 가서 직접 보고 듣고 대화를 나누고 경험해 봐야 한다. 부자들이 어떤 사람들인지 알아야 부자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고 합니다.

100세 시대, 고액 자산가 수준은 아니더라도 안정적인 노후 생활에 필요한 일정 수준의 자산 축적은 필요합니다. 4대 은행 보고서의 주요 내용을 살펴보겠습니다.


● 하나은행, 고액 금융 자산가 입체적 분석

하나은행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2007년부터 금융자산 10억 원 이상의 고액 자산가들을 대상으로 자산관리 방식과 생활행태 등을 분석한 보고서 ‘대한민국 웰스 리포트’를 발행하고 있다. 사진은 올해 발행한 보고서의 표지.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제공

4곳 가운데 가장 오래전부터 관련 리포트를 내는 곳은 하나은행입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를 통해 2007년부터 대한민국 부자들의 자산관리 방식과 생활 행태 등을 분석한 ‘대한민국 웰스 리포트’를 발간하고 있습니다. 올해도 지난달 25일 16번째 보고서를 내놨습니다.

올해는 금융자산이 10억 원 이상인 746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 등을 실시한 결과를 담았습니다. 여기에는 경기 전망과 자산관리 계획 및 유망 추천 상품 등 전통적인 항목 이외에 ‘부자의 행복’을 주제로 돈의 의미, 삶의 만족, 부와 행복을 부르는 성격적인 특성 등에 대한 분석이 집중적으로 다뤄졌습니다. 또 ‘부자의 일상생활’과 관련해 하루일과부터 독서, 취미생활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 대한 분석도 이뤄졌습니다.

그 결과 가장 많은 응답자(24%)가 올해 부동산에 추가로 투자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 금리가 계속 떨어질 수 있다는 전망에도 주식(16%)보다 예금(22%)의 투자 의향이 더 높았습니다. 부동산 가격이 저점을 지났다고 판단하고, 매수할 타이밍을 기다리며 대기성 자금을 보관할 목적이라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지난해 말 기준 금, 예술품 등 실물자산 보유율도 전년 대비 1.6배 증가했습니다. 특히 금 투자를 하고 있는 부자의 절반 이상이 향후 1년 이내 추가 거래 의향이 있다고 밝히는 등 실물자산 투자에도 적극적이었습니다.

자산 포트폴리오 재조정 계획을 묻는 질문에는 10명 중 7명이 “지난해와 그대로 유지하겠다”고 대답했습니다. 보고서는 이에 대해 “두드러지는 호재를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판단한 것이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실제로 올해 경기 상황이 녹록지 않을 것으로 보는 부자들이 많았습니다. 실물 경기와 부동산 경기를 긍정적으로 내다본다고 답한 비중이 지난 조사보다 증가했음에도 여전히 부정적 전망이 각각 63%, 67%로 우세했습니다.

한편 응답자들은 오전에 반드시 하는 일과로, 아침 식사(61%·복수 응답)를 가장 많이 꼽았고, 신문·뉴스 보기(33%)가 두 번째였습니다. 일반 대중의 55%도 아침 식사가 주된 습관이었지만, 신문·뉴스 보기를 꼽은 응답자는 부자의 절반 수준에 그쳤습니다. 삶에 만족한다고 답한 부자의 비중은 69.8%로 일반 대중(34.9%)의 2배에 달했습니다.



● KB금융지주, 금융+부동산 결합한 자산가 분석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는 2011년부터 ‘한국 부자 보고서’를 발행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발행한 보고서의 표지.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제공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는 지난해 12월 ‘2023 한국 부자 보고서’를 내놨습니다. 2011년부터 발행해 13번째가 되는데, “한국 부자의 자산관리 노하우를 집중 분석하여 부자의 꿈을 키우는 사람들에게 미래가 든든해지는 길을 제시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올해의 경우 금융자산 10억 원과 부동산자산(거주주택 포함) 10억 원 이상을 모두 보유한 ‘한국형 부자’를 선정했습니다. 금융자산 10억 원 이상 보유자 400명을 대상으로 하는 설문조사와 14명의 별도 패널을 통한 심층 인터뷰도 진행했습니다. “한국적인 부자들에 대해 이전보다 현실적인 내용을 담기 위한 노력”이었습니다.

그 결과 보고서에는 ▲한국 부자 현황 ▲투자 행태 ▲미래 투자 전략 ▲부(富)의 생애 ▲자산 원천별 자산관리 ▲자산 유형별 관리 등 여섯 개 항목에 걸쳐 다채로운 분석 내용이 담겼습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우선 2023년 한국 부자수는 45만 6000명 정도로 전체 인구의 0.89% 정도였습니다. 이들이 보유한 전체 금융자산은 2747조 원으로, 한국 전체 가계 총금융자산의 59.0%에 해당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이들의 70.6%(30만 2200명)가 수도권에 거주했습니다. 또 서울시와 세종시에 부자 집중도가 높았고, 서울에서는 강남 서초 종로 용산 등 4개구가 지난해에 이어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최근 MZ세대에게 각광 받고 있는 카페 등이 밀집한 성수동이 있는 성동구가 처음 부촌지역에 포함돼 눈길을 끌었습니다.

한편 설문조사 등에 응한 조사대상자들의 투자 행태를 보면 금융시장과 부동산시장 모두 위축된 상황에서 예적금 보유율을 높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2023년 예적금 보유율이 94.3%로 전년 대비 9.8%포인트(p) 증가한 것입니다. 반면 거주용 외 주택 보유율의 경우 전년 대비 1.0%p 하락했습니다. 2022년 하반기 이후 경직된 주택시장 분위기를 간접적으로 보여주는 결과로 풀이됩니다.

조사대상자들은 1년 이내 단기에 고수익이 기대되는 예상 투자처로 ▲주식(47.8%) ▲거주용 주택(46.5%) ▲금·보석(31.8%) ▲거주용 외 주택(31.0%) 등의 순서로 꼽았습니다. 3년 정도의 중장기적 유망 투자처는 ▲거주용 주택(44.3%) ▲주식(44.0%) ▲거주용 외 주택(32.3%) ▲금·보석(32.0%) 등의 순서였습니다.

조사대상자 2명 가운데 1명 이상은 총자산의 100억 원 이상은 돼야 부자라고 생각했습니다. 2020년 70억 원에서 2021년에 100억 원 이상으로 높아진 뒤 3년 연속 100억 원 이상을 유지했습니다.

이들이 현재의 자산을 축적하는데 가장 기여도가 큰 원천은 사업소득(31.0%)이었습니다. 축적된 자산을 투자하여 불리는 과정에서는 부동산투자가 24.5%로 금융투자(13.3%)에 비해 2배 정도 높았습니다.


● 우리금융, 고액 자산가와 중산층 사이의 틈새 자산가 대상

우리금융그룹은 2019년 첫 보고서를 낸 뒤 비교적 짧은 기간에 다양한 유형의 부자 관련 보고서를 제작하고 있다. 사진은 2022년 발행한 보고서 표지.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제공

우리금융그룹 우리금융경영연구소도 2019년 이후 매년 부자 관련 보고서를 냅니다. 역사가 짧은 만큼 다양한 형태로 자산가 고객에 대한 분석을 시도해 눈길을 끕니다.

2019년 2월에 첫 보고서를 낸 뒤 그해 12월(노후 준비), 2020년(디지털금융 이용 행태), 2021년(팬데믹 시대의 인식과 자산관리 변화) 2022년(경기변동기의 대중부유층) 2023년 6월(서울 부자 보고서) 등 벌써 6차례에 걸쳐 보고서를 작성했습니다.

금융보유자산 10억 원 이상의 고액 자산가와 중산층 사이에 위치한 대중부유층을 조사대상으로 선정한 점도 이채롭습니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는 이에 대해 2019년 첫 보고서에서 “충분한 자산을 보유한 고객층임에도 금융회사의 자산관리 대상에서 다소 소외되어 왔으나 최근 디지털 금융의 발달로 자산관리 서비스 비용이 낮아지면서 글로벌 금융회사의 주요 타깃 고객군으로 부상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대중부유층의 기준은 시점에 따라 조금씩 달라졌습니다. 최초 보고서에서는 가구소득 상위 10~30%에 해당하는 가구이면서 중산층(중위소득의 50~150%) 이하와 부유층(상위 10%)는 제외한다고 밝혔습니다. 이 기준에 따르면 연 소득 6800만 원 이상~1억 2000만 원 미만(세전 기준)에 해당하는 가구가 대상입니다.

그런데 2022년 12월 보고서는 금융자산 1억 원 이상~10억 원 미만 자산가로 기준이 크게 높아지고, 이들 가운데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담고 있습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대중부유층의 평균 총자산은 11억 5896만 원으로 집계됐습니다. 이 가운데 금융자산이 2억 7591만 원, 부동산 자산이 8억 5323만 원, 가상자산을 포함한 기타자산은 2982만 원이었습니다. 부채를 제외한 순자산은 10억 4208만 원이었습니다.

대중부유층은 자산을 ▲금융 31.1% ▲부동산 65.8% ▲기타자산 3.1%로 나눠 갖고 있었습니다. 대체로 금융자산의 2배 수준으로 부동산자산을 보유했습니다. 또 자산이 많을수록 부동산 비중이 크고, 금융자산 비중은 작았습니다. 투자 건당 금액이 큰 부동산이 금융자산보다 자산 증식에 더 많은 기여를 한 결과로 풀이됩니다.

대중부유층의 10년 후 평균 목표 자산은 21억 6000만 원이었습니다. 보유 자산 대비 2.1배 수준으로 자산을 불리길 원하는 셍입니다. 또 목표 자산에 도달할 방법으로 ▲근로·사업소득(45.5%) ▲금융상품 투자(24.8%) ▲부동산 투자(22.7%) 등의 순서대로 꼽았습니다.

이들은 생애 동안 현재 대비 3.9배의 자산을 모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습니다. 생애에 최대한 달성할 수 있는 평균 자산은 35억 4000만 원이었습니다.


● 신한은행, 일반인 대상 금융생활 전반 분석

신한은행은 2017년부터 거의 매년 ‘보통사람 금융생활 보고서’를 제작하고 있다. 전국 만 20~64세 이하 경제활동자 1만 명을 대상으로 금융생활 실태를 분석한 결과가 담긴다. 사진은 지난달 발행된 2024년 보고서 표지. 신한은행 제공

신한은행은 2017년부터 ‘보통사람 금융생활 보고서’라는 이름으로 금융생활 실태 조사 결과를 발표합니다. 제목에서 보여지듯 다른 3개 은행과 달리 고액 자산가에 국한하지 않고 전체 가구를 대상으로 분석합니다.

지난 4월 중순경 공개된 올해 보고서에는 전국 만 20~64세 경제활동자 1만 명을 대상으로 지난해 10~11월까지 2개월 동안 이메일을 통해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가 실렸습니다.

우선 소득-지출-자산-부채-1년 내 가계전망 등 5개 부문에 대해 금융생활 전반의 이해라는 주제로 분석이 이뤄졌습니다. 또 20대부터 60대까지 미혼 기혼 자녀 유무, 자녀의 학력별 금융생활(생애 단계별 금융생활)에 대한 분석 결과도 담겼습니다. 이어 조사시점 응답자들이 보는 핵심 이슈와 별도의 주제를 선정한 조사 결과 등도 수록됐습니다.

올해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월평균 가구 총소득은 544만 원으로 2022년(521만 원) 대비 4.4% 늘었습니다. 가구 총소득은 3년 연속 올랐지만 고물가 탓에 소득보다 소비 증가율이 더 높았습니다.

월평균 소비액은 1년 새 261만 원에서 276만 원으로 5.7% 올랐습니다. 특히 소비에서 비중이 가장 큰 식비 지출이 대폭 증가했습니다. 지난해 월평균 식비(64만 원)는 전년(58만 원)보다 6만 원 늘면서 60만 원 선을 넘었습니다.

식비와 교통·통신비, 월세·관리비·공과금 등 기본 생활비(139만 원)가 전체 소비의 절반 수준을 차지했습니다. 고물가로 인해 식비, 주거비 등 필수 지출을 하고 나면 여윳돈이 얼마 남지 않게 되는 셈입니다.

소비 부담이 커지면서 지출을 줄이거나 부가 수입을 벌려고 나서는 사람도 늘어났습니다. 직장인 2500명을 대상으로 별도 조사한 결과 68.6%가 점심값을 아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대답했습니다.

이들은 도시락을 싸거나 구내식당 등을 이용해 점심값을 평균 1만 원에서 6000원 수준으로 낮췄습니다. 두 가지 이상의 직업을 가진 ‘N잡러’ 10명 중 6명은 생활비, 노후 대비 등 경제적 이유로 부업을 하고 있었습니다.

고금리 상황이 길어지면서 부채는 감소세를 보였습니다. 지난해 가구 부채 보유율은 64.8%로 1년 전(66.8%)보다 2.0%포인트 줄었습니다. 부채를 보유한 가구의 평균 부채 잔액도 1억973만 원에서 1억201만 원으로 7.0% 감소했습니다. 평균 부채 잔액이 감소한 것은 2016년 조사가 시작된 이후 처음입니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소득이 적은 1구간(소득 하위 20%)과 2구간(소득 하위 20∼40%) 가구의 경우 고금리에도 오히려 빚이 늘었습니다. 부채를 보유한 1구간 가구의 지난해 평균 부채 잔액은 2022년보다 11.0% 늘어난 5198만 원으로 집계됐습니다. 같은 기간 2구간(8137만 원) 역시 부채 잔액이 3.1% 증가했습니다. 1구간과 2구간 가구는 월 부채 상환액도 1년 사이 각각 45.9%, 30.5% 오르는 등 증가 폭이 두드러졌습니다.


● 세계 최고 부자들은 어디에서 살까

영국계 컨설팅업체 헨리앤파트너스가 최근 발표한 ‘2024년 세계 부자 도시 순위’ 보고서에 따르면 100만 달러 이상의 유동자산을 보유한 자산가가 가장 많은 곳은 미국이었다. 뉴욕을 포함해 모두 11개 도시가 상위 50위 안에 들어 있다. 서울은 19위를 차지했다. 사진에서 붉은색 상자 안이 서울이다. 헨리앤파트너스 제공

눈을 넓혀서 세계를 대상으로 부자들이 가장 많이 모여사는 곳은 어디일까요. 이와 관련해서는 영국계 투자이민전문 컨설팅업체 헨리앤파트너스가 이달 7일 발표한 ‘2024년 세계 부자도시 순위’ 보고서를 참고할 만합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으로 100만 달러 이상의 유동자산을 보유한 백만장자 수가 가장 많은 곳은 미국이었습니다. 2024년 세계 1위를 굳건히 지키고 있는 뉴욕시를 포함해 11개 도시가 상위 50위 안에 들었습니다.

뉴욕의 경우 백만장자수가 35만 여명에 달했습니다. 10년 전에 비해 48% 증가한 수치입니다. 이어 산호세, 샌프란시스코 등이 포함된 미국 캘리포니아 북쪽 베이지역이 31만 명으로 2위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3위부터는 지역이 다양합니다. 일본 도쿄(30만 명), 싱가포르(24만 명), 영국 런던(23만 명), 로스앤젤레스(21만 명) 등의 순입니다. 이들 가운데에서는 싱가포르의 약진이 눈에 띕니다. 중국과 홍콩의 부자들이 싱가포르를 택하면서 작년에만 고액자산가가 약 3400명 늘었습니다.

반면 같은 기간 도쿄는 백만장자가 5% 감소했습니다. 영국 런던도 유럽연합 탈퇴 등의 여파로 백만장자 수가 10% 줄었습니다.

서울(8만 명)의 백만장자 수는 10년 전보다 28% 증가하면서 19위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홍콩(9위·14만 명), 베이징(10위·13만 명), 상하이(11위·12만 명) 등 중국 주요 도시보다는 적었습니다. 하지만 스위스 제네바(8만 명), 아랍에미리트 두바이(7만 명)보다는 많았습니다. 자산 10억 달러 이상 부자 기준으로는 서울(20명)이 도쿄(14명)보다 오히려 많았습니다.

이번 조사에서 중국의 성장세는 두드러집니다. 베이징(백만장자수·12만5600명)과 상하이(12만 3400명), 센젠(5만 300명), 광저우(2만 4500명), 항저우(3만 1600명) 등 5개 도시가 목록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특히 베이징은 지난 10년 동안 백만장자 인구가 90% 증가한 후 처음으로 상위 10위 안에 들었습니다.

조사를 실시한 헨리 앤 파트너스의 대표 주어그 스테판(Juerg Steffen) 박사는 부유한 도시의 성장을 이끄는 주요 요인으로, 최근 몇 년간 나타난 금융 시장의 강력한 성과를 꼽았습니다. 그는 “지난해 24% 상승한 S&P 500은 나스닥(상승률·43%), 비트코인(155%) 등과 함께 부자자들의 재산을 늘리는 데 크게 기여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인공지능, 로봇공학, 블록체인 기술의 급속한 발전 등도 부의 창출과 축적에 기여한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한편 주민 1인당 자산 규모로 가장 부자 도시는 모나코였습니다. 평균 유동자산이 2000만 달러가 넘었고, 주민의 40% 이상이 백만장자였습니다. 집값도 가장 비쌌습니다. 아파트 가격(1㎡ 기준)이 3만 5000달러를 넘었습니다. 뉴욕시가 2위를 차지했고, 런던, 홍콩 등이 그 뒤를 이었습니다.




황재성 기자 jsonh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