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곤충 호텔/한라경 글,무운 그림/44쪽·1만6800원·소원나무
상수리나무의 잎이 노랗게 물들고, 도토리가 땅에 떨어지면 숲은 긴 겨울을 맞을 준비를 한다. 상수리나무 아래 지어진 곤충 호텔에선 주인인 무당벌레 할머니 다다와 손자 무무가 손님맞이 준비로 바쁜 나날을 보낸다.
찬바람이 불자 첫 번째 손님, 하늘소 애벌레가 호텔을 찾는다. 다다는 2층 상수리나무 방으로 안내한다. 단단한 몸의 하늘소를 기대했던 무무는 애벌레를 보고 실망했지만 다다는 무무를 다독이며 말한다. “겨울은 누군가를 키워내는 시간이란다. 겨울을 지내야 봄을 맞이할 수 있거든.”
불러도 대답 없는 번데기, 알을 품은 사마귀 등도 찾아온다. 봄이 되자 호텔 주변엔 노란 민들레가 피어나고, 긴 잠에서 깬 손님들이 하나둘 호텔 밖으로 나온다. 번데기는 예쁜 나비가 돼 훨훨 날아간다. 다다와 무무는 성장한 곤충들을 보며 행복해한다. 곤충 호텔의 다정하고 따스한 온기로 알, 애벌레, 번데기 과정을 거치며 성충이 된 곤충들의 모습을 따뜻한 이야기로 풀어냈다. 삽화는 마치 애니메이션을 보는 것처럼 생동감이 있다.
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