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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與 초선들에 “거부권-예산권 적극 활용하라”

입력 | 2024-05-18 01:40:00

당선인 만찬서 “기죽지말라” 당부
민주 “협박 수단 거론 尹에 경악”




윤석열 대통령이 16일 국민의힘 수도권과 대구·경북(TK) 초선 당선인들과의 만찬에서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과 정부의 예산편성권을 적극 활용하라”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은 “108석이라는 숫자에 위축되지 말라. 뒤에 정부가 있고, 내가 돕겠다”고 당부했다고 한다.

17일 만찬 참석자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전날 “정부 여당의 권한이 있으니 소수 여당이라고 기죽지 말라”며 “당이 필요할 경우 대통령은 헌법의 권한에서 돕겠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한 참석자는 통화에서 “‘여소야대 국면에서 총선 참패로 비판받는 데 따른 걱정도 있겠지만 대통령과 정부가 있는 집권 여당 아니냐, 열심히 내 할 도리를 할 테니 의원들도 자신감을 갖고 임하라’는 뜻”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참석자들에게 “당정 관계에서 주인은 당연히 당이 돼야 한다”며 당이 주도하는 당정 관계를 주문했다고 한다. 한 TK 지역 참석자는 “윤 대통령이 ‘당을 아랫사람으로 보지 않는다. 오히려 내가 더 모셔야 할 사람들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일부 대구 당선인에겐 윤 대통령이 “대구시민의 사랑을 당연하다 생각지 말고 더 열심히 하라”고 당부했다.

만찬 초반에는 22대 국회 전반기 의장 후보로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의원이 추미애 당선인을 꺾고 선출된 이야기도 오갔다고 한다. 윤 대통령이 “추 당선인이 의장 후보가 될 줄 알았는데 선거 결과가 놀랍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한 참석자가 전했다.

민주당은 “거부권을 협박의 수단으로 삼으라는 대통령의 초법적 인식에 경악을 금치 못한다”고 반발했다. 민주당 진성준 정책위의장은 윤 대통령의 ‘거부권 활용’ 발언에 대해 “나라와 국민을 위해 꼭 필요할 때만 쓰라고 준 권한을 ‘조자룡 헌 칼’처럼 쓰자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