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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도 의심했지만 환자 아닐까…” 벽 돌진한 차량 들여다보니

입력 | 2024-05-18 08:53:00

지난달 13일 서울 송파구 한 종합병원 주차장에서 검은색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 갑자기 벽으로 돌진한 모습. 유튜브 채널 ‘경찰청’ 영상 캡처


저혈당 쇼크가 온 운전자가 주차장에서 계속 벽을 들이받다 경찰의 신속한 구조로 목숨을 구했다.

17일 경찰청 공식 유튜브 채널 영상에 따르면 지난달 13일 서울 송파구 한 종합병원 주차장에서 검은색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 갑자기 벽으로 돌진했다. 차량은 벽과 충돌한 뒤에도 ‘붕붕’거리며 앞으로 나아가려 했다. 운전자가 가속 페달을 계속 밟는 듯한 모습이었다.

차량이 갑자기 주차장 벽으로 돌진하고 있다. 유튜브 채널 ‘경찰청’ 영상

목격자의 신고로 현장에 도착한 경찰관은 차량에 손전등을 비춰 운전자 상태를 확인했다.

당시 출동했던 송파경찰서 조승훈 경장은 “처음에는 음주운전이 아닐까 생각했는데 장소가 병원이다 보니 환자가 아닐까 생각도 (들었다)”고 설명했다.

경찰이 차량 뒤쪽 유리를 깨고 저혈당 쇼크가 온 운전자를 구했다. 유튜브 채널 ‘경찰청’ 영상 캡처

위급상황임을 인지한 경찰은 굳게 닫힌 차량의 유리창을 깨고 운전자를 구조하기로 했다. 운전자가 다치지 않게 뒤쪽 유리를 깬 뒤 차량에 진입했다. 경찰이 미리 의료진을 요청해 둔 덕에 운전자는 구조 즉시 바로 처치돼 의식을 회복했다.

조 경장은 “의사 소견으로는 저혈당 쇼크라고 (조금만 늦었어도) 위험할 뻔했다고 하시더라”고 전했다. 저혈당 쇼크는 혈액 내 당수치가 낮아지면서 식은땀, 오한 등을 동반하며 심할 경우 의식 소실 및 사망으로 이어질 수 있다. 경찰이 음주운전과 환자 등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고 유연하게 대처한 덕에 골든타임을 지킬 수 있었던 것.

영상을 본 누리꾼들은 “경찰관의 촉 멋지다” “병원 주차장이라서 그나마 다행이다” “저혈당 쇼크 항상 조심하셔라” 등의 반응을 보였다.

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hye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