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 세면용품(이미지투데이 제공)
재활용법에 따라 특급 호텔에서 일회용 세면용품을 유료로 판매한 지 약 두 달이 지났다. 이 가운데 호텔마다 칫솔이나 면도기 등 세안용품의 가격이 최대 8배나 차이가 나면서 소비자 사이에서 점차 의문이 확산하고 있다.
20일 호텔업계에 따르면 올해 3월 29일부터 달라진 환경부의 ‘자원절약 재활용촉진법’(재활용법)에 따라 50객실 이상의 숙박업소는 일회용품 무상제공이 금지되고 유상판매만 가능하다.
개정한 재활용법은 폐기물 발생을 줄여 환경을 보호하자는 게 골자다. 이를 어기는 호텔에는 3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한다. 일회용품 무상 제공 금지 대상 물품은 칫솔, 치약, 샴푸, 린스, 면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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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적으로는 칫솔 세트가 2000원 언저리이다.
앰배서더 서울 풀만은 칫솔세트 2000원, 면도기 세트 3000원, 어메니티 패키지를 1만 원에 판매한다. 안다즈 호텔도 칫솔세트와 면도기 세트를 각각 2000원에 제공한다.
파라다이스시티는 칫솔·치약 세트 및 면도기를 각 2000원에, 소피텔 앰배서더 서울은 칫솔 1000원, 고체 치약 2000원, 면도기 세트 4000원에 객실에 비치해 뒀다.
비교적 가격이 나가는 호텔들도 있다.
롯데호텔 서울은 칫솔 2200원, 치약 3300원, 면도기 6600원, 면도 크림을 3300원에 판매한다. 웨스틴 조선은 칫솔·치약을 각 4000원에 판매한다.
서울신라호텔은 친환경 칫솔, 빗, 면도기, 샴푸 등 9종 세면용품을 묶은 ‘어메니티 키트’를 3만원에 판매한다. 유아용 어메니티는 5000원이다.
이에 소비자들은 일회용품을 판매로 생기는 수익으로 호텔들이 이득을 취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에 거주하는 가정주부 B 씨(36)는 “배달 음식 시켜먹을 땐 일회용 젓가락, 수저를 마구 뿌리는데, 환경보호를 하려면 이것부터 규제해야 하는 것 아닌가. 전형적인 탁상행정”이라며 “환경을 위한다면 친환경 재료(사탕수수나 재활용플라스틱) 활용을 장려하는 것이 맞을 것 같다”고 꼬집었다.
이에 호텔업계 관계자는 “돈 버는 수단이기보다 사용을 막기 위해 가격을 올린 경우가 많다”며 “재활용법 개정이 시행된 지 2달여밖에 지나지 않은 만큼 차차 조정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