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난 백인’ 재결집에 지지율 뒤지자… 마틴 루서 킹 목사 졸업대학 연설 등 나흘 연속 흑인 달래기 행보나서 흑인 청년 고물가 불만-중동전 등에 대선 승리 공식 재건 여부 미지수
“다시 한번 몰표를” vs “총기 규제 풀겠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왼쪽)은 18일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 열린 대선 캠프 행사에서 “조지아주가 내가 대통령이 된 이유”라며 흑인 표심 결집을 호소했다. 이날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오른쪽)은 텍사스주 댈러스에서 열린 전미총기협회(NRA) 연례 총회에 참석해 “정부에 포위당한 총기 소지권을 복구하겠다”라고 말했다. 애틀랜타·댈러스=AP 뉴시스
● 나흘 내내 흑인 달래기 나선 바이든
바이든 대통령은 행사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을 비판하며 흑인 유권자의 결집을 호소했다. 18일 대선 캠프 행사에선 “트럼프가 (대선에서 승리할 경우) 두 번째 임기에서 가할 위협은 1기 때에 비해 더 거대할 것”이라며 “조지아주가 내가 (2020년 대선에서) 대통령이 된 이유이며, 내가 올해 전직 대통령(트럼프)에게 다시 승리할 이유”라고 강조했다.
조지아주는 보수 성향이 강한 남부주에 속한다. 2016년 대선 때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 지역에서 승리했지만 2020년 대선에선 유권자 중 33%를 차지한 흑인들의 몰표를 받은 바이든 대통령이 0.25%포인트 차로 신승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17일 연설에선 “트럼프는 (국민) 전체가 아닌 일부만을 위한 나라를 원한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 졸업식 연설서 반전 시위 움직임
하지만 바이든 대통령이 흑인 표심을 다잡아 민주당의 대선 승리 공식인 ‘오바마 연합’을 재건할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다. 지난 대선에서 표를 몰아준 흑인 유권자 가운데 청년층을 중심으로 불만이 고조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당초 바이든 대통령이 약속한 공약 상당수를 아직 실현하지 못한 데다 고물가로 체감 경기가 악화되자 등을 돌리고 있다.
중동 전쟁으로 인한 갈등도 여전하다. 모어하우스 칼리지에선 바이든 행정부의 이스라엘 지원에 반대하는 일부 학생들이 학교 측에 행사 취소를 압박하고 있으며 일부 교수진조차 행사에 참석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교내에는 바이든 대통령이 연설할 때 박수를 치지 말고 등을 돌리자는 내용의 전단이 배포되기도 했다. 데이비드 토머스 총장은 “졸업식을 방해하는 파괴적인 행동이 있으면 그 자리에서 졸업식을 중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졸업을 앞둔 칼렙 체가예는 미 ABC방송에 “바이든의 팔레스타인 정책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나는 단지 졸업하고 싶을 뿐”이라고 말했다.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