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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 컨설팅]올해 하반기 부동산 시장의 향방은…

입력 | 2024-05-21 03:00:00

하반기 부동산 시장, 약보합권 유지
지역별로 부동산 가격 격차 커
부동산 시장 수요는 크지 않을 듯
‘어디를’ 살지도 중요하게 고려해야




정보현 NH투자증권 Tax센터 부동산 수석연구원

Q. 직장인 A 씨는 최근 부동산 시장이 들쑥날쑥한 것을 보며 내 집 마련을 고민하고 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올해 부동산 시장에 대한 해석이 분분해 관련 내용을 찾아볼수록 오히려 혼란을 느낀다. A 씨는 불안정한 시장에서 어떻게 하면 합리적인 선택을 할 수 있을지 고민이다.



A. 올 2분기(4∼6월)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부동산 시장이 살아나고 있다. 이들 지역의 부동산 가격은 3월 이후부터 상승 전환했고, 전세 시장은 매매 시장보다 빠른 속도로 회복하고 있다. 수요자 심리의 잣대인 거래량 역시 증가했다. 하지만 불확실성 또한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특히 지역 간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 지방은 부동산 시장의 약세가 유지되며 하락 폭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건설업계에서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으로 인한 5월 위기설까지 나오고 있다. 반면 서울 곳곳에선 실거래가가 최고가를 경신하고 있다. 최근에는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부동산 시장에 대한 평가가 분분하다.

올 하반기(7∼12월) 주택 시장의 흐름이 어떻게 진행될지는 면밀히 살펴봐야 한다. 전국적으로 볼 때 하반기 매매 시장은 약보합권(시세가 약간 하락하거나 유지되는 등 변동의 폭이 극히 작은 상태)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지역별, 연령별로 시장이 분화됨에 따라 가격은 천차만별일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 시장의 재편 속도가 빨라지며 ‘똘똘한 한 채’가 몰리는 서울 강남구나 수도권 일부 지역에서는 상승세가 나타나겠지만 이런 현상이 시장 전반에 걸쳐 나타난다고 보긴 어렵다. 또 지방 및 소도시는 미분양이 쌓이는 모습도 동시에 나타날 수 있다.

임대차 시장에서는 하반기에 회복세가 이어질 것으로 분석된다. 전세 매물은 지난해 초 서울이 5만5000건이었는데, 올 4월에는 3만1000건으로 줄었다. 경기와 인천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8∼52% 정도 감소했다. 아파트 평균 전셋값은 올 3월 전국 930만 원(3.3㎡ 기준), 서울 1797만 원으로 저점 대비 7∼9% 상승했다. 특히 서울은 고점이었던 2022년 9월 평균 전셋값을 넘어섰고, 전국은 같은 해 고점 기준 96% 수준까지 회복된 상태다.

특히 올 4월 총선이 끝났지만 그 영향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과거 20대 총선(2016년), 21대 총선(2020년) 때를 봐도 전국과 서울 아파트 가격은 총선 이전부터의 흐름이 이후에도 지속되는 경향을 보였다. 더욱이 총선 이후 세금 및 규제 완화 기대가 낮아져 현재와 대동소이할 가능성이 크다.

수요 측면에서 보면 M1(협의통화·현금 등 당장 쓸 수 있는 통화)은 2021년 이후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M2(광의통화·협의통화에 2년 미만 정기예금, 금전신탁 등 단기 금융상품을 포함한 통화)는 지난 정부 때 연평균 10% 이상 늘어났던 것과 비교하면 미미한 수준으로 증가하고 있다. 가계대출 감소세와 금리 수준을 감안했을 때 현재 주택 시장을 받쳐 줄 유동성은 넉넉하지 않을 것으로 분석된다.

공급 측면에서는 지역마다 온도 차가 크게 나타나고 있다. 현재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매물은 지속해서 증가하는 가운데 입주 물량이 급감하며 전셋값 상승 압력이 커지고 있다. 전국적으로 봤을 때 올 1분기(1∼3월) 분양시장은 분양가 부담 및 매물 적체로 청약 경쟁률이 하락했지만, 서울은 공사비 상승으로 가장 높은 평균 분양가를 기록했다. 특히 분양가상한제 적용을 받는 서울 강남권 분양은 1 대 148.6의 청약 경쟁률을 기록하며 전국 부동산 시장과는 상반된 모습을 보였다.

여러 측면을 살펴봤을 때 올해 부동산 시장은 상·하방 요인이 상존할 것으로 보인다. 또 가격 결정 요인에 있어 유동성, 대출, 금리, 통화 등 금융 여건이 교통망 확충, 정비 사업, 개발 측면보다 더 크게 작용할 것으로 판단된다.

우리가 지금껏 경험한 부동산 시장은 대세 상승과 하락을 거치며 하나의 큰 흐름으로 움직여 왔으나 다가올 시장은 익숙한 흐름이 아니라 제각각 다른 움직임을 보일 것이다. 따라서 시장 참여자는 ‘언제’ 사느냐 못지않게 ‘어디를’ 사느냐 또한 중요한 문제로 인식하고 짚어봐야 한다.




정보현 NH투자증권 Tax센터 부동산 수석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