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남부지역 ‘벌마늘’ 피해 확산 정부, 농업재해로 인정 조사 진행 사과는 저온 피해 없어 평년 수준
농민들 ‘벌마늘’ 시름 20일 제주 서귀포시 대정농협 유통사업소에서 진행된 올해 제주 마늘 첫 수매 현장에서 관계자가 ‘벌마늘’을 골라내고 있다. 서귀포=뉴스1
급격한 기온 변화, 많은 강우량 등으로 올해 전국의 마늘 생산량이 평년보다 6∼7%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마늘이 여러 쪽으로 갈라져 상품 가치가 떨어지는 ‘벌마늘’ 발생도 제주 등 남부 지역을 중심으로 늘어나고 있다.
20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센터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마늘 생산량은 30만5000t 안팎으로 전망된다. 이는 평년보다 6∼7% 줄어든 규모다. 지난해와 비교해도 2∼3% 감소한 수준이다. 농업관측센터는 급격한 기온 변화와 일조 시간 부족, 많은 강우량 등으로 남도 마늘 주산지인 제주와 고흥, 남해 등을 중심으로 벌마늘이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이달 기온이 평년보다 높을 것으로 예보됨에 따라 앞으로 작황 피해가 발생하면 단위 생산량이 줄고 품질이 떨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마늘 생산량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소비도 줄어 수급 상황은 안정적일 것이라고 보고 있다. 농식품부는 소비 감소 등으로 2023년산 마늘 재고량이 지난해보다 1만4000t(9.3%) 많고 깐마늘의 도소매 가격도 낮은 편이라고 강조했다. 박순연 농식품부 유통소비정책관은 “벌마늘은 가공용으로도 사용할 수 있어 수급 영향은 적을 것이나 병해충 확산은 면밀히 모니터링하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벌마늘 피해를 농업재해로 인정하고 제주 전남 경남 등 지방자치단체 피해 조사를 진행해 다음 달까지 복구계획을 수립할 계획이다.
세종=이호 기자 number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