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첫 외국인 주민 종합 정책 5년간 2500억 투입해 정착 지원… 글로벌 스타트업 100곳 유치하고 차별 없는 출산-돌봄서비스 제공… 필리핀 가사도우미 9월부터 도입
서울시가 해외 우수 인재와 기업을 유치하고 외국인들의 안정적인 서울살이를 지원하기 위해 향후 5년간 2500억 원을 투입한다. 미국 실리콘밸리처럼 전 세계 인재들이 가고 싶어 하는 도시로 만들기 위해 인공지능(AI), 금융 등 100대 타깃 기업을 선정해 스타트업과 테크 유니콘 등을 유치한다. 특히 국내 주요 대학과 함께 이공계 석박사급 외국인 인재 1000명을 유치해 ‘글로벌 유니콘 창업허브’를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 해외 이공계 석박사 1000명 유치
종합 정책의 핵심은 ‘인재 유치’와 ‘포용적인 다문화 사회 조성’이다. 우선 국내 주요 대학과 손잡고 이공계 석박사급 인재 1000명을 유치한다. 이를 위해 내년까지 서울에 있는 첨단산업 분야 대학 10곳을 선정해 3년간 연 최대 15억 원씩 지원한다.
서울시에 따르면 미국, 영국, 일본, 싱가포르 등 해외 주요국은 2000년대 초부터 우수 외국인력 영입에 나서 지난 10년간 외국인력이 평균 2배, 일본은 4배 이상 늘었다. 반면 서울은 외국인 유학생은 2012년 2만9000명에서 2022년 7만5000명으로 늘었지만, 본국으로 돌아가는 비율이 약 30%에 달해 실제로 국내에 취업하는 경우는 8%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서울시는 글로벌 기업이 서울에 둥지를 틀 수 있도록 기업 유치에 나선다. 2030년까지 성동구 성수동에 영어가 통용되는 글로벌 창업지원시설 ‘유니콘 창업허브’를 조성해 서울과 아시아 시장 진출에 관심 있는 해외 스타트업을 100곳 이상 유치한다는 계획이다.
올 9월 시작하는 필리핀 가사도우미 시범사업을 비롯해 간병, 육아 등 인력난이 심각한 분야에 대해서도 외국인력을 도입한다. 가사도우미는 하루 8시간씩 풀타임 근무하면 월 206만 원을 받을 수 있다. 이 밖에도 간병인, 요양보호사 등 국내 인력 공급이 부족한 준전문 산업분야 인력 양성을 위한 취업학교를 신설해 수료자에게는 일자리를 연계해준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 소재 요양병원의 간병 수요는 약 14만 명으로, 현재 4만 명의 간병인력에서 약 3∼5배의 추가 인력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간병비 부담이 큰 요양병원을 중심으로 외국인 간병인 도입을 정부에 건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내·외국인이 같은 시민으로 함께 어울리는 분위기도 만들어간다. 내년부터는 5월 20일 세계인의 날 전후 일주일을 ‘세계인 주간’으로 운영하며 서울 전역에서 축제를 열고, 서울 전입 외국인을 위한 웰컴키트도 제공한다. 서울시는 이번에 발표한 외국인주민 정책과 시 차원의 전략적 외국인·이민 정책 수립을 위해 7월 전담 조직인 ‘글로벌도시정책관’을 신설해 준비할 계획이다.
전혜진 기자 sunris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