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분 연설 마무리서 돌연 발언 멈춰 바이든 지지자들 “트럼프 노망났다” 트럼프측 “극적 효과 내려 했던 것”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18일 텍사스주 댈러스에서 열린 전미총기협회 연례회의에서 연설 도중 갑자기 침묵하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연설 시작 약 1시간 20분쯤에 아무런 말도 없이 30초가량 멈춰 있었다. RSBN 유튜브 화면 캡처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연설 중 돌연 약 35초간 발언을 하지 못하고 얼어붙은 듯한(freeze) 모습을 보였다. 78세인 트럼프 전 대통령과 82세인 조 바이든 대통령은 11월 대선에서 누가 이기더라도 역대 최고령 대통령 기록을 쓰게 된다. 그간 고령 리스크는 느릿느릿한 걸음걸이, 잦은 건강 이상설 등에 휩싸인 바이든 대통령에게 주로 제기됐다. 하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이 최근 각종 민형사상 재판으로 일주일에 4일은 재판에 참석하고, 주말에는 대선 유세에 나서는 강행군을 소화하면서 그에게도 본격 적으로 부상하는 모양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18일 텍사스주 댈러스에서 열린 전미총기협회(NRA) 연례총회에서 1시간 반에 이르는 연설을 마무리하기 전 돌연 발언을 멈췄다. 그런 뒤 고개를 천천히 좌우로 흔들고 인상을 쓰고 마치 얼어붙은 듯 앞을 주시하며 선뜻 입을 떼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통상 유세를 할 때 막바지에 ‘1·6 의사당 난입 사태’를 주도한 우파 집단 ‘큐어논’의 주제곡 ‘WWG1WGA(우리가 가는 곳은 모두 함께 간다)’가 나오면 극적 효과를 끌어내기 위해 수 초간 발언을 멈춘 뒤 “미국은 쇠퇴하고 있다”며 연설을 이어간다. 하지만 이날 연설이 중단된 것은 35초가량으로, 마치 정지화면 같은 모습을 보이다 가까스로 연설을 마쳤다.
반면 트럼프 캠프 측은 “드라마적인 효과를 내기 위한 것”이라며 건강 이상설을 일축했다. 지지자들은 발언 당시 텔레프롬프터가 고장 났을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그동안 바이든 대통령을 두고 “자막기 없이는 한마디도 못 한다”고 공격했다.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