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적 은폐 의혹’ 대표 등 3명 출금 경찰 “음주 의심 되지만 양 확정 못해”… 음주운전 혐의는 적용하지 않아 “증거 불충분… 무죄 받을수도 있다” 조남관 변호사 언급뒤 철회 논란도
트로트 가수 김호중 씨(33)가 뺑소니 사고를 낸 지 11일 만에 출국금지됐다. 경찰은 매니저에게 거짓 자백을 지시한 소속사 대표 등 3명도 함께 출국금지하는 등 ‘조직적 은폐’ 의혹에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다만 김 씨는 음주운전을 시인하고 사과하면서도 23일로 예정된 대형 콘서트를 강행하기로 했고, 검찰총장 직무대리를 지낸 김 씨 측 전관 변호사가 “끝까지 다투면 증거 불충분으로 무죄를 받을 수도 있었다”고 했다가 이를 철회해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 뺑소니-범인 도피 등 4명 출국금지
그런데도 경찰이 김 씨에게 음주운전 혐의를 적용하지 않은 건 사고 당시 혈중알코올농도가 면허정지 수치(0.03%) 이상이었던 걸 입증해야 하기 때문이다. 김 씨는 사고 약 17시간 만에 경찰에 출석해 호흡 검사를 했지만 당시엔 음주 수치가 나오지 않았다. 20일 조지호 서울경찰청장은 “(김 씨 측 진술에 비춰) 음주가 있었다는 것으로 강하게 의심되지만 구체적 (음주) 양에 대해서는 확정을 짓지 못했다”고 했다. 경찰은 김 씨가 ‘운전자 바꿔치기’에 관여했는지도 수사하고 있다.
● “자진출석하겠다”며 대형 콘서트는 강행
다만 경찰은 김 씨의 경우 음주운전 여부 입증이 불가능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조 청장은 “김 씨 사건에서는 ‘위드마크’ 공식(음주 후 경과 시간 등으로 운전 당시 혈중알코올농도를 역추적하는 방식)이 유죄 인정 근거로 충분히 적용 가능하다고 본다”고 밝혔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2020년 도입한 ‘음주 대사체 분석법’을 통해 “김 씨가 사고 전 음주한 것으로 판단된다”는 결론을 낸 것도 변수다. 음주 대사체는 알코올 섭취의 부산물로, 음주 후 72시간이 지나도 체내에서 검출된다.
다만 김 씨 측은 23, 24일 서울 송파구에서 열리는 ‘월드유니온 오케스트라 슈퍼 클래식―김호중&프리마돈나’ 공연을 강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티켓 수익이 40억 원 이상으로 추정되는 대형 공연이다. 공연 관계자는 “세계 최정상 오케스트라가 어렵게 모이는 데다 (김 씨 사고로 누군가) 다치지도, (김 씨가) 구속되지도 않았는데 취소할 수 없다”고 했다. 주최 측이었던 KBS는 명칭 사용 계약을 해지할 방침이다.
김 씨는 고등학생 시절 폭력조직에 가담해 유흥업소에서 일하다가 한 교사의 설득으로 성악을 배워 2008년 전국 콩쿠르에서 입상했다. 그의 사연이 영화 ‘파파로티’의 모티브가 되기도 했다. 이후 2020년 한 트로트 경연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큰 인기를 얻었지만 이번 사건으로 위기를 겪게 됐다.
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
이수연 기자 lot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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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