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귀시한 넘긴 전공의들] 어제 시한… 대부분 복귀 안해 내년 신규 전문의 배출에도 비상 복지장관 “근로 주80→60시간 추진”
20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 앞에서 오세옥 부산대 의대 비대위원장(오른쪽에서 세 번째)과 김종일 전국의대교수협의회 부회장(오른쪽에서 두 번째)이 법원에 탄원서를 제출하기 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의대 교수들은 이날 “대법원은 의대 증원 집행정지 신청 재항고심 결정을 이달 29일까지 내려주고 대법원 결정 때까지 각 대학은 대입 모집공고를 중지해 달라”고 요청했다. 뉴시스
의대 증원에 반발해 수련병원을 이탈한 전공의(인턴, 레지던트) 대부분은 결국 정부가 정한 ‘데드라인’ 20일까지 복귀하지 않았다. 정부는 전공의 주 근무시간 상한을 80시간에서 60시간으로 낮추고 늦더라도 복귀할 경우 “정상을 참작하겠다”며 설득을 이어가는 모습이다.
● 전공의 복귀 미미, 일부 문의만
20일 정부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브리핑에서 16일 기준 전국 100개 수련병원 소속 레지던트 9996명 중 617명(6.2%)만 출근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달 2일 레지던트 596명이 출근했던 것을 감안하면 매주 10명가량만 돌아오고 있는 것이다.
다만 일부 수련병원에선 소수의 전공의가 개별적으로 복귀 관련 문의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강원 지역 일부 수련병원에 최근 1, 2명씩 전공의가 복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턴과 레지던트를 합쳐 총 1만3000여 명인 전공의 대다수가 복귀하지 않으면서 내년도 신규 전문의 배출도 중단 위기에 놓였다. 정부는 내년에 전문의 시험을 치를 3, 4년 차 레지전트가 2910명인 것으로 보고 있다.
● 정부 “늦더라도 돌아오면 정상참작”
조규홍 복지부 장관은 이날 중대본 모두발언에서 “병가 등 부득이한 사유가 있으면 수련병원에 소명해 추가 수련 기간이 일부 조정될 여지는 있다”고 밝혔다. 예외규정을 적용해 6월 20일까지만이라도 돌아오면 받아주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박 차관은 “불법 상태가 해소되고 전공의들이 현장에 돌아올 경우 정상참작 관점에서 (행정처분 유예도) 검토해 볼 수 있다”고 했다. 정부는 전공의가 늦게라도 복귀할 경우 수련 규정을 개정해 전문의 시험을 치를 수 있게 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또 이날 중대본에서 전공의 주당 근로시간 상한을 주 80시간에서 주 60시간으로 줄이고 수련비용을 국가가 지원하는 방안 등을 논의하며 당근책을 제시했다. 하지만 전공의 단체인 대한전공의협의회는 16일 법원 결정 이후 닷새째 침묵을 지켰고, 임현택 대한의사협회 회장은 “전공의들이 대거 복귀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의료공백이 장기화되면서 정부의 ‘사직서 수리 금지’ 방침에도 불구하고 의대 교수의 사직서를 수리하는 곳도 나오고 있다. 충북대병원은 김석원 정형외과 교수의 사직서를 지난주 수리했다고 20일 밝혔다. 의대 증원에 반대하며 낸 의대 교수의 사직서가 수리된 건 처음이다. 충북대병원 관계자는 “김 교수가 (사직) 의지가 확고해 병원 진료를 보지 않는 상황이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이지운 기자 eas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