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ews1 김지영 디자이너
“아빠가 극단적인 선택을 하려는 것 같아요.”
12일 경기도의 한 여성이 다급하게 경찰에 도움을 요청했다. 불과 며칠 전 어버이날, 아버지 A 씨를 만났던 터라 여성은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신고 당시 A 씨의 아내는 직장에 출근한 상태였다. A 씨로부터 극단적 선택을 암시하는 전화를 받은 아내는 경황이 없어 급히 딸에게 전화를 걸었고, 딸이 경찰에 도움을 요청한 것이었다.
공조 요청을 받은 후 불과 6~7분 만에 경찰은 A 씨의 집에 도착했다. 경찰이 현관문을 열자마자 무언가 타는 냄새가 났다. 비슷한 현장을 겪어본 최 경장은 번개탄 냄새임을 바로 직감할 수 있었다.
A 씨는 의식을 잃기 직전인 위태로운 상황이었다. 현장에는 딸이 준 용돈과 유서가 있었다.
경찰은 즉시 연기가 빠질 수 있도록 창문 등을 열었고, 번개탄을 화장실로 옮겨 소화하고 119구급대 공조 요청을 했다.
최 경장은 “대상자 의식 확인과 번개탄 소화 및 환기, 119공조 요청, 실시간 보고, 임무 분담 등 팀장을 중심으로 팀이 일사불란하게 행동한 결과 인명피해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얼마 후 아내가 파출소로 도착했고, 부부는 무사히 귀가할 수 있었다. 경찰은 지방에서 딸이 올라오고 있는데 도착하면 가시는 게 어떠냐고 권유했지만, A 씨는 한사코 거절했다. 딸을 무척 사랑했기에 자신의 이런 모습을 보여주기 싫었다고 한다.
최 경장은 “만약 경찰이 늦게 현장에 도착했다면 당사자의 생명뿐만 아니라 화재 위험성 등 문제가 커질 수 있었다”라며 당시 상황을 떠올렸다
무엇보다도 최 경장은 이러한 현장에 대처할 때 가장 중요한 점으로 ‘냉정함’을 꼽았다. 그는 “만약 경찰이 감정적으로 다가갈 경우 대응이 순조롭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며 “기존에 숙지한 절차들을 되새기면서 객관적으로 판단하려 노력한다”고 말했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09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