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사 등 배변 장애, 만성 혈변, 점액성 변… 궤양성 대장염 증상
염증성 장 질환은 난치성 만성 질환이다. 궤양성 대장염, 크론병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궤양성 대장염은 장 점막에 궤양이 생기는 면역질환이다. 일반적으로 세균성 장염이나 바이러스성 장염과 달리 염증을 유발하는 감염 인자가 없음에도 면역 세포의 과민 반응으로 염증이 발생한다.
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윤혁 교수를 만나 궤양성 대장염의 증상과 치료법에 관해 물었다.
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윤혁 교수. 분당서울대병원 제공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과민 대장 증후군과 궤양성 대장염이 다른가?
“과민 대장 증후군은 스트레스, 장 내 과민 반응, 장내 미생물 변화 등 여러 인자가 작용해 발생한다. 그러나 장 내 염증 반응의 증거는 없다. 반면, 궤양성 대장염은 발병 원인이 명확히 알려지지 않았지만, 대장 내에서 염증 반응이 확인된다. 이 점이 가장 큰 차이다. 공통적인 증상은 설사 등 배변 장애다. 궤양성 대장염은 혈변도 관찰된다. 심한 경우 체중 감소, 복통, 발열 등이 발생해 급성기에 해당하는 환자는 응급실에 내원하기도 한다.”
―국내 유병률은 어느 정도인가?
“건강보험공단 자료 등을 미루어 볼 때 약 5만 명 정도의 환자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국내 인구의 0.1% 정도다. 미국이나 유럽은 0.3% 정도다. 주로 20~30대에 처음 진단되지만 다양한 연령대에서 발생한다. 학계에서는 젊은 나이에 발생할수록 유전적인 요인이 강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의견이 있지만, 아직 정확한 원인은 밝혀진 바가 없다.”
―궤양성 대장염 특징이 증상의 완화와 악화를 반복한다고 알고 있다.
“궤양성 대장염은 꾸준한 치료가 가장 중요하다. 특히 증상이 사라졌다고 임의로 치료를 중단하는 환자가 많은데, 이후 재발률이 높아진다는 것은 많은 연구로 확인됐다. 증상이 잘 관리되도록 치료를 꾸준히 유지해야 하는 이유다.”
―염증 위치나 병변 크기에 따라서 치료가 달라지나?
“궤양성 대장염 치료에서 대부분의 환자에게 쓰이는 약제는 항염증제인 5-ASA 제제다. 장 점막에서 작용해 염증을 가라앉히는 효과가 있다. 경증 환자부터 중증까지 모든 환자에게 사용할 수 있다. 활동기나 관해기도 구분 없이 쓴다. 전체 환자 중 80~90%는 최소 한 번 이상 이 약제를 사용할 정도로 궤양성 대장염 치료의 기본이 되는 약이다. 전체 환자의 30~50%는 5-ASA를 단독으로 사용하기도 한다.”
―먹는 약인가?
“경구 복용하는 약이다. 5-ASA 제제는 장 점막까지 가서 점막 상피 세포에 직접적으로 작용해 염증을 낮추는 역할을 한다. 위산이나 소화 효소에 의해 약이 분해되지 않고 염증 발생 부위에서 작용한다는 것이 이 약의 가장 큰 장점이다.”
“염증이 심한 급성기 환자는 고용량을 복용하고 반응을 보면서 서서히 용량을 줄여가는 방법도 효과적이다. 고용량을 사용한다고 해서 부작용이나 약제 위험도가 높아지는 것은 아니다.”
―아무래도 장기간 약을 먹는 것이 쉽지는 않을 것 같다…
“궤양성 대장염은 만성 질환이다. 꾸준히 약을 먹고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낮은 약물 순응도는 재발의 주요 원인이 된다. 그런 측면에서 경구용 5-ASA 제제는 복용 시간이나 식사 여부와도 큰 상관이 없어서 일상생활 중에 어느 때나 복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마지막으로 궤양성 대장염 환자들에게 당부 말씀이 있다면…
“과거에 비해 궤양성 대장염 환자가 늘면서 질환에 대한 인지도가 높아졌다. 하지만 아직은 다른 만성 질환에 비해 드문 질환이고, 젊은 연령층에게 주로 발생하기 때문에 첫 진단을 받게 되면 환자나 보호자가 크게 당황한다. 궤양성 대장염은 고혈압, 당뇨병과 같이 적절한 약을 찾아 꾸준하게 복용하면서 관리해야 하는 질환이라는 인식이 중요하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