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미국을 원수로 삼고 ‘반미’를 외치지만 고위 간부들과 엘리트층의 골프 애호가들은 미국 스포츠 브랜드 나이키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미국의 북한 전문 매체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지난 7∼9일 북한 평양골프장에서 ‘봄철 골프 애호가 경기’가 열렸다. 50여 명이 참가한 이 대회는 단체경기와 구획별 경기 방식으로 진행됐다.
북한에서는 미국 제국주의 상징이라는 이유로 청바지도 금지한다.
이에 대해 미국 안젤로 주립대 브루스 벡톨 교수는 “골프를 치는 사람들은 고위 간부들과 엘리트들이고 그들은 사치품을 북한으로 들여올 방법을 항상 찾아낸다”고 말했다.
다만 이런 제품들은 실제로 나이키가 생산한 정품인지 현지나 제3국에서 만든 제품인지는 불확실하다.
미국 랜드연구소 브루스 베넷 선임연구원은 북한 노동자들이 해외에서 제조한 상품일 것으로 추측하며 “북한은 해외에서 활동하는 여러 회사를 만들었다. 그들은 동남아와 아프리카에서 사업을 하고 있으며, 그 지역의 다른 회사들은 그 회사가 북한과 관련이 있다는 사실을 모르거나 신경 쓰지 않는다”고 말했다.
2020년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가 무시되고 있는 현실을 구체적으로 폭로한 도서 ‘세계의 옷 공장, 북한’에 따르면 북한과 중국의 북한 노동자들은 나이키와 아디다스, 리복 등의 브랜드 의류도 만든다. 이런 옷은 세계 각국 기업이 ‘중국산’으로 들여간다고 저자는 주장했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