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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월드컵경기장, 군인들 무료입장 거부 논란…구단 “휴가·외박이 대상”

입력 | 2024-05-21 13:47:00

군인, 서울시설공단에 무료입장 거부 당해 항의
"외출증 보여줬는데…짜증 나서 티켓 구매" 푸념
운영처 "구단서 안내요원 교육강화 답변" 사과
구단은 "원래 외출은 무료입장 대상 아니다" 반박




프로축구 경기를 관전하러 간 군인들이 무료 입장 혜택을 보지 못해 돈을 내고 경기를 본 것으로 알려졌다.

군인 박모씨는 지난 19일 서울시설공단이 운영하는 온라인 민원 창구 ‘시민의 소리’에서 “금일 5월19일 일요일 FC서울 vs 대구FC 경기를 보기 위해 군인 5명이 주말 외출을 나와서 줄을 서고 매표를 하러 갔다”고 밝혔다.

박씨와 동료들은 프로축구 K리그 경기의 경우 서울월드컵경기장 북측 자유석에 무료로 입장할 수 있다. FC서울 구단은 현역병과 직업 군인 본인과 동반 1인까지 무료 혜택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매표소에서 군인 신분을 확인하면 입장권을 받을 수 있다.

그럼에도 박씨는 무료 입장을 거부 당했다. 그는 “분명 군인인 것을 인증하면 티켓이 공짜인 것으로 알고 있는데 외출증을 보여주니 (직원이) 갑자기 위수 지역 이탈 아니냐는 식으로 말을 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그러면서 “위수지역 안이라서 상관이 없다고 말하자 외출 사유에 축구 경기 관람이라고 나와 있어야 티켓 증정이 가능하다고 거절 당했다”며 “저런 규정이 없었던 것 같은데 축구를 보기 위한 외출이라는 증거를 가져오란 식으로 말했다”고 밝혔다.

‘위수지역’이란 부대가 질서와 안전을 유지하기 위해 장기간 머무르면서 경비하는 지역이다. 장병은 외출이나 외박 시 그 지역을 벗어날 수 없다. 그런데 위수지역은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19년 국방개혁 일환으로 폐지됐다.

석연치 않은 이유로 경기 관람을 거부 당한 박씨는 결국 돈을 내고 입장권을 구매했다. 성인 입장료는 1인당 1만9000원이다. 그는 “그래서 줄도 길고 더운데 오래 기다려서 짜증 나서 티켓 구매 후 입장했다”고 밝혔다.

박씨의 항의에 서울월드컵경기장운영처는 지난 20일 답변을 내놨다.

운영처는 “구단에 확인한 결과 군인의 경우 외출증과 신분증만 있으면 관람이 가능하며, 해당 내용에 대해 안내가 잘못됐을 경우 안내요원 교육을 강화하겠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밝혔다.

운영처는 “서울월드컵경기장 이용에 불편을 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 드린다”고 덧붙였다.

군인들이 무료 관람을 거부 당한 당일 서울 구단은 당일 프로축구 ‘하나은행 K리그1 2024’ 13라운드 홈 경기에서 대구에 1-2로 지며 홈경기 4연패 수렁에 빠졌다.

이에 대해 FC서울 측은 서울월드컵경기장운영처의 답변이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한국프로축구연맹과 소속 프로축구 구단들은 그간 국방부와의 협약 내용에 근거해 휴가증과 외박증을 제시한 군인을 대상으로 무료 입장 혜택을 줬다. 외출의 경우 원래 무료 입장 대상이 아니었다는 것이다.

실제로 구단들은 축구 관람을 목적으로 외출한 경우에 한해 무료 입장을 허용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