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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아프리카가 함께 만드는 미래[기고/강인선]

입력 | 2024-05-22 03:00:00


강인선 외교부 제2차관

다음 달 초 아프리카 정상과 정상급 지도자들이 방한할 예정이다. 정부가 최초로 개최하는 한국-아프리카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서다. 정부는 6월 4일, 5일 열리는 이번 정상회의를 통해 아프리카와 상생 파트너십을 구축하고 실질적인 협력 방안을 도출하려 한다.

아프리카는 막대한 잠재력과 가능성의 땅이다. 유엔은 2050년 아프리카 인구가 세계 인구 25%를 차지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10년 후에는 아프리카가 세계에서 생산인구를 가장 많이 보유한 지역이 될 것이란 전망도 있다. 또 핵심 광물 분야 기대주이기도 하다. 청정 에너지 및 전기자동차 생산에 필수적인 10대 핵심 광물 중 리튬, 코발트, 니켈을 비롯해 7대 광물이 아프리카에서 나온다.

아프리카가 멀게 느껴지지만 그렇지 않다. 정부는 아프리카 빈곤 퇴치와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 노력해왔다. 정부 양자 개발 협력 예산 상당 부분이 아프리카를 향하고 있다.

교육은 대표적인 협력 분야다. 특히 청년 인구 비율이 높은 아프리카 특성을 감안해 직업훈련 분야를 집중 지원하고 있다. 한국의 단기간 고도성장을 가능케 한 과감한 교육 투자 경험을 아프리카에 전하는 것이다. 한국국제협력단(KOICA)이 모로코와 우간다, 르완다 등에서 벌인 직업 훈련 사업은 해당국 인력 양성 정책과 맞물려 성과를 내고 있다.

한-아프리카 경제 협력도 본격화하고 있다. 아프리카에 진출한 우리 현지 법인이 약 800개고 지난해 기준 교역액도 184억 달러(약 25조884억 원)에 이른다.

필자는 최근 세네갈과 카메룬을 방문했다. 현지 정부 인사들은 개발도상국에서 반세기 만에 선진국 대열에 들어선 한국의 경험에 관심과 기대가 컸다. 한국이 개도국 어려움과 고민을 잘 아는 나라이기에 편안하게 교류하고 신뢰할 수 있다고 보는 듯했다.

세네갈에는 우리 기업이 설립한 스카사(S.C.A SA)라는 회사가 있다. 현지인 1800명을 고용한 이 공장에서 만든 참치 통조림은 미국과 유럽으로 수출된다. 카메룬에는 정부가 지원한 한국형 전자통관시스템(CAMCIS)이 있다. CAMCIS 도입 후 카메룬 정부는 세수를 증가시키고 통관 시간을 단축시킬 수 있었다고 한다.

1961년 아프리카 6개국과 처음 수교한 한국의 현재 아프리카 수교국은 54개국이다. 한-아프리카 관계는 이제 새로운 상생과 협력의 그림이 필요한 단계에 이르렀다. 이번 한-아프리카 정상회의 주제가 ‘함께 만드는 미래’인 이유다.

아프리카 남부에는 ‘우분투’라는 말이 있다고 한다. ‘우리가 함께 있기에 내가 있다’는 의미다. 동부에는 ‘함께 일하라’는 뜻의 ‘하람베’가 있고 서부에는 ‘서로가 서로를 치유한다’는 ‘니트 니타이 가라밤’이란 표현이 있다. 연대와 협력의 가치를 소중하게 여긴다는 뜻일 것이다. 한-아프리카 정상회의는 한국과 아프리카 대륙 지도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함께 만드는 미래로 향하는 소중한 첫걸음이 될 것이다.




강인선 외교부 제2차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