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칼릿 조핸슨 “충격과 분노” 오픈AI “목소리 도용 아니다”
“내 목소리와 섬뜩할 정도로 비슷하다.”
배우 스칼릿 조핸슨(사진)이 오픈AI의 야심작인 음성비서 ‘챗GPT-4o’ 목소리가 자신의 목소리를 닮았다는 논란에 대해 20일(현지 시간) 내놓은 반응이다. 조핸슨은 목소리를 들어본 뒤 “충격과 분노, 불안감을 느꼈다”고 했다.
오픈AI는 이날 챗GPT-4o 음성서비스 중 하나인 ‘스카이’의 목소리가 조핸슨의 목소리를 닮았다는 비판이 일자 해당 목소리의 사용을 중단했고, 조핸슨 측은 비판 성명을 냈다. 조핸슨은 2014년 인간과 인공지능(AI)의 사랑을 그린 영화 ‘Her’에서 AI 목소리 연기를 맡았다. 앞서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는 챗GPT-4o를 공개하며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에 ‘Her’라는 단어를 게시해 이번 기술 업데이트로 영화가 현실화됐다는 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지난주 오픈AI는 5가지 종류의 음성으로 인간적인 대화를 나눌 수 있다며 챗GPT-4o를 공개했다. 실제 챗GPT-4o와 대화해보니 전날 나눴던 대화를 기억해 말하는 등 사람처럼 반응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논란의 목소리 ‘스카이’는 실제 들어봐도 조핸슨과 흡사했다.
오픈AI는 “성우와 영화배우 약 400명의 지원서를 받아 14명으로 압축했고, 내부적으로 최종 5명을 선정한 것”이라고 항변했다. 하지만 챗GPT-4o를 통해 AI 기업이 유명인의 목소리를 모방하는 성우를 고용할 경우 목소리를 복제당한 이의 권리 침해 논란이 불거질 수 있음을 보여줬다는 지적이 나온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