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C “다수 민간인 희생시킨 범죄” 美동맹 지도자 표적 삼은 첫 사례 영장 발부 땐 체포돼 넘겨질 수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카림 칸 ICC 검사장은 이날 “다수 민간인을 희생시킨 범죄를 저지른 혐의”를 적용해 이스라엘 측 네타냐후 총리와 요아브 갈란트 국방장관에 대한 영장을 청구했다. 하마스 측에도 신와르와 정치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야, 군사조직 ‘알깟삼 여단’을 이끄는 무함마드 데이프에 대해 영장을 청구했다. 이스라엘 현지 매체 i24뉴스는 “ICC가 미 동맹 최고지도자를 표적으로 삼은 첫 번째 사례”라고 전했다.
폭염 속 지중해 찾은 팔레스타인 피란민 이스라엘의 보복 공격으로 집을 잃은 팔레스타인 피란민들이 20일 가자지구 남부 칸유니스 바닷가에서 무더위를 피하고 있다. 칸유니스=AP 뉴시스
이스라엘은 크게 반발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도덕적인 이스라엘군을 하마스의 괴물들과 비교해선 안 된다”고 비난했다. 바이든 대통령도 “ICC 검찰이 시사하는 바가 무엇이든,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같은 급이 아니다”라며 “미국은 모든 위협으로부터 언제나 이스라엘을 지지하겠다”고 말했다. 또 “휴전 협상에 나쁜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하마스 지도부도 비난 성명을 내놓긴 했으나 크게 개의치 않는 분위기다. 신와르 등이 가자지구에서 은신 중이라 체포영장이 발부된다고 해도 실제 색출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영국 파키스탄계 가정에서 태어난 칸 검사장은 30여 년 동안 국제 형법 및 인권 전문 변호사로 활동해왔다.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전쟁 범죄를 이유로 지난해 3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발부된 체포영장도 그가 주도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칸 검사장은 어떤 전쟁 범죄에 대해서도 두려움 없이 법적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