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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 중 기내식 맛의 ‘비밀’ …가장 맛있는 음식은 바로 이것

입력 | 2024-05-22 08:17:00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기내식은 지루한 장거리 여행의 큰 즐거움이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음식 맛이 밍밍해 실망할 수 있다. 과학자들에 따르면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높은 고도에서 비행 중인 여객기에서의 식사는 환경이 달라 지상에서의 맛과 차이가 난다.

사막과 비슷한 건조한 기내 공기, 낮은 기압(해발고도 약 1800m 상당) 그리고 엔진 소음(좌석 위치와 여객기 종류에 따라 약 80~85데시벨(dB))이 하늘에서 먹는 음식을 맛없게 느끼게 하는 주요 요인이라고 영국 옥스퍼드대학교의 실험심리학자인 찰스 스펜스 통합감각연구소장이 20일(현지시각) 뉴욕포스트에 말했다.

독일 프라운호퍼 건축물리학 연구소의 2011년 연구에 따르면, 건조한 공기와 낮은 기내 기압은 짠맛과 단맛에 대한 미각의 민감도를 30% 감소시킨다.

감귤류의 향도 효과가 떨어진다. 반면 쓴맛, 신맛, 흙맛은 어느 정도 유지된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건조한 공기는 맛 구별을 어렵게 만든다. 후각이 저하해 음식 맛을 느끼는 방식에 영향을 미친다”라고 뉴욕대 식품영양학과 리사 R.영 교수는 건강전문 매체 헬스에 말했다.

스펜스 소장이 2017년 ‘국제 미식 및 식품과학 저널’에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시끄러운 배경 소음은 맛, 냄새, 음료의 알코올 함량을 느끼는 데 있어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연구는 실험 참가자들이 85dB의 여객기 소음에 노출됐을 때 단맛에 대한 지각이 감소하지만 감칠맛에 대한 지각이 증가했다는 이전 연구에 대해 다뤘다.

스펜스 소장은 “이것이 소음제거 헤드폰을 착용하면 기내에서 음식과 음료의 맛이 실제로 더 좋아질 수 있는 이유”라고 뉴욕 포스트에 밝혔다.

그는 시끄러운 비행 소음 외에도 비행 중 승객들이 경험하는 불안감, 사람 대신 좌석 등받이를 마주 보고 식사하는 비사교적 특성, 그리고 플라스틱 식기 등이 음식의 질과 상관없이 기내식을 시시하게 만드는 이유라고 덧붙였다.

이러한 조건을 감안하더라도 기내에서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음식은 있다.

“파마산 치즈, 버섯, 토마토 등 감칠맛이 나는 모든 것, 그리고 토마토와 우스터소스의 감칠맛이 두 배로 느껴지는 블러디 메리(칵테일)를 마시는 것도 좋다”고 스펜스 소장이 추천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와인은 해발고도가 낮은 곳에서 생산된 것보다 고지대에서 생산된 것을 고르라는 조언도 잊지 않았다.

칠레 등 신대륙 와인은 비행 중인 여객기 객실 기압과 비슷한 해발고도에서 재배한 포도로 만들었기 때문이란다. 또한 탄닌이 많은 오크 숙성 와인보다 달콤한 과일향이 나는 와인이 비행하는 여객기에서 제 맛을 낼 확률이 높다고 추가 팁을 전했다.

그는 여객기에서 주문하지 말아야 할 최악의 음식도 알려줬다.
달콤한 것, 짠 것, 탄산음료는 피하라고 그는 말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탄산은 속이 더부룩할 수 있고, 짠 음식과 단 음식은 지상과 같은 효과를 내려면 20~30% 더 섭취해야 하기에 건강에 매우 좋지 않다”고 그는 설명했다.

탄산음료 중 한 가지 예외는 진저에일이다.

진저에일은 비행기 안에서 더 맛있게 느껴질 수 있는 데 특유의 단맛은 느낄 수 없지만 상쾌하고 깔끔한 맛을 경험할 수 있다고 과학자들은 설명했다.




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